척추
우선 척추뼈로 형성된 기둥인 척주를 생각해보자.
사람은 서 있어야 하니까 세로로 긴 기둥이 필요한데,
이 기둥은 회전도 해야 하고, 구부릴 수도 있어야 하고 뇌에서 나온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 역할도 해야한다.
통로라고 하니 긴 호스가 떠오른다. 긴 호스처럼 형태를 만든다고 가정해보자.
유연한 운동을 해야하는 걸 감안하면 연골(cartilage)로 척주 기둥을 만드는 건 어떨까?
하지만 척주에는 의지하는 식구가 많다.
머리만 생각해도 무거운데 갈비뼈도 지지해야 하니 고무 같은 재질은 어렵겠다.
그리고 안이 빈 원통으로 만든다면 단단하지 않을 우려가 있다.
그렇다면 단단한 재질로 하고, 통로를 따로 만드는 게 나을 거 같다. 통로는 차치하고 생각해보자.
그렇다면 내강이 없고 단단한 뼈로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면 움직임이 어려울테니 하나의 원통이 아닌 여러 뼈들 조합으로 쌓는 게 좋겠다. 이 뼈들은 세로로 세운 형태도 유지 가능하게끔 해야 하고, 유연한 움직임에도 지장이 없어야 한다.
세로로 형태 유지가 가능하려면 우선 레고를 상상해볼 수 있다. 비슷한 크기의 레고 블럭을 세로로 조립한다면 꽤나 견고한 기둥 형태가 될 테니까. 조합 부분도 있고.(돌기 부분)
하지만 이 조합 때문에 움직임이 어렵다. 그렇다면 일단 접합 부분을 없애고 브릭 간 간격을 띄워보자.
저 한 블럭 블럭을 body라 한다.
그리고 뼈들 간 간격을 띄우고 그 공간에 쿠션 역할을 하는 유연한 구조물을 넣으면 좀 더 움직임이 유연해지지 않을까?
폭신폭신
새로 추가한 폭신폭신이 disc다.
음 좀 유연해졌다.
그런데 이쯤되면 아까 잊었던 신경 통로가 생각난다.
그런데 뼈 가운데를 뚫으면 뼈가 외부 충격에 약해질테니까 추가로 통로를 하나 만든다.
굳.
저 구멍 사이로 뇌에서 나온 신경이 지나간다. 저 구멍을 vertebral foramen이라고 한다.
이렇게.
주황색이 신경(정확히는 척수)인데 대충 저렇게 들어간다고 그린 거다. 원래는 더 두껍고 저렇게 허접하게 생기지도 않았다.
어쨌든.
하지만 이렇게만 있으면 가로로 오는 충격에 너무 치명적이다.
수평으로 공격이 들어오면 바로 엇나간다. 그래서 이쯤되면 잊고 있던 고정 장치를 생각해보자.
레고 블럭처럼 고정이 되면 좋겠는데 움직임은 가능해야 하니까 넓지 않은 면적으로, 수평이 아닌 수직으로 고정 구조물이 있으면 좋겠다. 마치 테트리스에서 나오는 이 블럭처럼.
그런데 body에는 disc가 있으니까 신경 지나는 통로 쪽에다가 구조물을 설치를 해본다.
이렇게
잘 안 보일까봐 추가하자면
이렇게.
물론 저 위 아래로 튀어나온 구조물들 간에도 연골이 존재해야 하지만 만들기 귀찮으니까 걍 있다고 치자.
아무튼 이렇게 위아래로 튀어나온 부분을 superior/inferior articular process라 한다.
이렇게 되면 허리를 앞으로 휘어도, 뒤로 휘어도 괜찮다. 만약 레고 블럭의 돌기처럼 원통형으로 끼우는 식이었으면 움직임이 어려웠을 거다.
여기에 추가로 근육들이 달라붙거나 갈비가 붙을 수 있는 부분이 필요하다.
배에 있는 돛대 같은 걸 만들어서 근육이 달라붙기 편하게 만들어준다.
가로로 튀어나왔으니까 transverse process. 가로돌기
그리고 뒤에 꼬리처럼
하나 더 빼주는데 이걸 spinous process, 한국어로는 가시돌기라고 한다.
이렇게 척추뼈들은
body 가 있고,
superior / inferior process가 있고
transverse / spinous process로 구성되어있다.
이렇게 생각하고 척추뼈 아나토미를 보면 이해와 암기가 쉬워진다.
추가로
cervical / thoracic / lumbar 에 따라서도 조금씩 구조물이 다른데
dl건 후속으로 얘기해보겠다.
(그나저나 cervical / thoracic / lumbar 작명은 참.. 어미가 달라서 그런지 각자 딴 세상 살고 있는 뼈들처럼 보인다. cervical은 형용사 같고, thoracic은 관형사 같고, lumbar는 춤 이름 같다..)
그림도 그릴 때 보면 손으로 잘 그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리려는 대상을 정확히 보는 게 중요하다.
정확히 보려면 초반에는 대상을 형태적으로 단순화하거나 도형화해서 인지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단순화 input이 가능해지면 그리는 사람 입장에서 체계가 잘 잡히고 정확하게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된다.
[출처] medical illustration - vertebrae bone 시리즈 1|작성자 임소영
우선 척주가 있다. 척추뼈로 구성된, 골반부터 머리까지 이르는 기둥이다.
柱
기둥 주,버틸 주
부수木 (나무목, 4획) 획수9획
기둥 기둥
영어로는 vertebral column
column은 기둥
이 기둥은 위 이미지처럼 세 부분으로 나뉜다.
cervical / thoracic / lumbar
추가로 sacrum(sacrum에 coccyx도 추가. sacrum은 hip bone 얘기할 때 다루어보자)
흠 근데 좀 영혼 없어 보이니까 살짝 표정을 넣어준다면
이렇게.
^_^??
추가로 coccyx도 넣었다.
암튼 척주는 위 이미지처럼 세 부분으로 나뉜다. (sacrum, coccyx 제외)
cervical / thoracic / lumbar
이전에도 말했지만 이 구분은 한 카테고리 안에 들어있는 요소로 보이지 않는다.
각각 형용사 / 관형사 / 그냥 춤 이름;;; 처럼 보이는 저 세 단어가 어떻게 한 가족처럼 보이겠음?
삼식이, 성식이, 호식이 이런 식이면 한 형제처럼 보일 텐데.
아무튼 그래도 각자 이름에 의미가 있다.
cervical은 cervix라는 라틴어에서 왔고 뜻은 ‘목’이다.
총 7개가 있고, 제일 위에 특이한 두 개는 atlas (c1), axis (c2)라고 한다.
(이 두 뼈가 정말 귀엽고 신기하게 생겼다.)
thoracic은 thorax. 뭐 흉곽, 흉부 이런 뜻이고, 12개다.
lumbar는 ‘허리’라는 뜻의 라틴어 ‘loin’ 에서 왔는데, 춤 Rumba와는 어원적으로 관련 없다.
Rumba는 쿠바어로 party라는 뜻의 ‘rumbear’에서 왔다고.
(어원 찾는 거 좋아한다. 문과충이라..)
개수는 5개.
추가로 sacrum은 아래에서 따로 설명하겠다. 개수는 2개. sacrum(s1)과 coccyx(s2). s2는 꼬리뼈다.
이 중 lumbar 얘기를 먼저 할까 한다.
얘가 가장 기본 척추뼈와 유사해서 그렇다. 가장 튀는 구조물 없는 척추뼈이다.
왜냐면 허리 부분 척추뼈는 갈비뼈가 붙는 것도 아니고 머리가 닿는 것도 아니라서 특이점이 별로 없다.
아래가 기본 척추뼈를 단순화한 건데 기본 구성은 다음과 같다.
body
pedicle
vertebral foramen
lamina
(이렇게 있고 돌기들은)
superior / inferior articular process
transverse process
spinous process
이렇다.
아래 이미지 참고하시면 좋겠다.
image A
image B
형태 파악을 위해 이리저리 굴려보자.
보기 편하신 걸로 보자.
여기서 잠깐 메디컬 일러스트레이션에 관한 고민을 풀겠다.
해부학 이미지는 라벨링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가끔 labeling에 따라오는 선들이 너무 복잡해서 명칭 파악이 너무 어려울 때가 있다.
그리고 라벨링이 대상 위치에 따라서 위치한다면 개념화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가령 B 이미지 경우, process 라벨링은 process 끼리 일부러 왼쪽으로 모았고,
superior / inferior articular process 는 같이 두고 보는 게 좋을 거 같아서 근접하게 두었다.
보기에 깔끔한 건 A인데,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보면 이미지 B가 더 효과적일 거 같기도 하고?
(그리고 foramen은 구멍이라서 글씨도 가운데 비워놓은 게 포인트당)
고민고민.
lumbar는 잡스러운 구조물이 별로 없는 단순하고 우직한 뼈이다.
(주관적인 생각임)
그래도 추가되는 구조물이 있다면, mammillary process와 accessory process 정도가 있다.
이 둘은 한국어로 ‘꼭지 돌기’, ‘부돌기’인데 lumbar의 뒷부분에 있다고 보면 된다.
이 부분은 위의 단순화 형태에서 표현하기 어려워서 자세히 그린 그림을 첨부한다.
표기한 부분이 mammillary / accessory process다.
이 돌기들에는 척추뼈들 사이사이를 잇는 근육들이 붙는 걸로 알고 있다.
intertransversarii 라는 근육들이 주로 붙고,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 링크 참고하면 좋겠다.
(더 자세히 아시는 분은 첨언해 주시기를 바라봅니다..)
https://radiologykey.com/the-lumbar-muscles-and-their-fasciae/
The lumbar muscles and their fasciae | Radiology Key
radiologykey.com
accessory / mammillary process를 비중 있게 다룬 글이나 그림이 흔한 건 아닌 거 같아서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이 process들에 닿는 근육들도 그리고 싶다.
lumbar는 아무래도 척주 아랫부분에 해당하는 뼈들이라 다른 척추뼈들에 비해 크고 넓고 단단하다.
아래 이미지는 실제처럼 텍스쳐도 입혀서 그린 것이다.
위 / 측면 / 앞 / 뒤
모습을 그린 거다.
라벨링은 지금 너무 졸리니까 내일 하기로 한다..
이 그림 하나를 보여주기 위해 앞에 그렇게 긴 설명을 했다.
위의 그림만 놓고 보면 단순히 '잘 보고 그리면 되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놈의 variation 때문에 한 사례만 잘 보고 그려도 보편적인 뼈의 모습이라고 할 수 없다.
(주로 variation이라는 표현을 써서 한국어로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
음.. 한국어로는 케바케..?ㅋㅋㅋㅋ가 가장 비슷한 표현 같은데..케바케도 영어넹;)
그리고 사람 뼈가 생각보다 진짜 되게 오묘하게 생겨서
단순히 한 측면에서만 보고 그리면 애매하게 그려진다. 그래서 해부학적인 구조 지식이 필요하긴 하다.
위 그림에서 variation이 강했던 부분은 accessory process 였다.
검색해보면 알겠지만 다른 이미지들은 부돌기(accessory process)를 가로돌기(transverse process)에서 수평으로 튀어나온 것처럼 표현한 그림도 있다.
사람마다 차이가 생기기도 하는데 한 사람의 뼈에서도,
lumbar1~5 까지 transverse process 길이 차이라든가, accessory process 튀어나온 정도 차이가 나는데
어떤 것이 정말 lumbar다운 lumbar인가...
잘 모르겠다.
정말 평범한 사람처럼 생긴 사람 얼굴을 찾으라는 것처럼 어려운 문제가 아닐까.
아까 sacrum(천골)에 대한 얘기를 좀 더 하겠다고 했는데 살짝 얘기해볼까 한다.
아래 이미지에서 연두색 부분이다.
척주뼈의 근본..근간.. 뭐 그런 거랄까..?
sacrum은 척주를 구성하는 뼈인데, hip bone과 같이 그려지는 경우가 많아 심리적으로는 hip bone처럼 느껴진다. 어딘가에서는 lumbar를 가장 큰 척추뼈라고 소개하는데, lumbar는 sacrum보다 작은 뼈이므로 이 정의는 sacrum을 척주를 구성하는 뼈로 보지 않는 것이 된다. 하지만 나는 sacrum이 척추뼈라 생각하고, sacrum을 척추뼈나 척주를 구성하는 뼈라고 보는 정의도 많다.
sacrum은 “sacred(신성한)”라는 뜻의 라틴어에서 왔다. 직역하면 holy bone이라는 건데 아마 생식기나 자궁을 감싸는 뼈라 이렇게 이름 붙여진 게 아닐까 싶다.(나는 이 어원이 가장 설득력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어원은 아래 사이트 참고.
https://www.medicinenet.com/script/main/art.asp?articlekey=6970
한국으로는 ‘천골’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천’은 올리다, 추천하다, 뭐 그런 뜻이다.
sacrum은 척주 가장 아래에 있고 가장 크다. 위 이미지에서는 연두색 부분이다.
sacrum에 대한 설명은 더 하지 않겠다. 왜냐면 지금 내가 그려놓은 sacrum이 없으니까.
나중에 hip bone 얘기할 때 추가 설명하겠다.
[출처] 당신의 등짝에서 일어나는 일. medical illustration_lumbar / vertebral column|작성자 임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