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dy Soma Movement

과학 science

생명이란 무엇인가

soma-harmony 2021. 6. 26. 03:39

책제목: 생명이란 무엇인가?

지은이: 린 마굴리스/도리언 세이건

출판사: 리수

 

“생명이란 무엇인가?” 슈뢰딩거의 뛰어난 질문에 새롭게 답한 책
적자생존을 뛰어넘어 공생명을 말하다

“생명이란 무엇인가?” 이 의문은 오랜 동안 인류의 큰 관심사였다. 끝을 알 수 없는 이 질문은 철학과 종교 그리고 예술의 영역이었다. 그 미지의 영역에 파동역학으로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오스트리아의 물리학자 에르빈 슈뢰딩거는 1944년 과학자로서는 최초로 생명이라는 미지의 영역으로 항해를 시작하였다. 이 항해에서 제시한 그의 여러 가지 생각은 이후 많은 과학자들에게 영감을 주었고, 과학이 생명을 연구하는데 큰 공헌을 하였다. 그리고 50년 후 린 마굴리스와 도리언 세이건은 그간의 과학적 성과들을 바탕으로 생명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이야기하였다. 하지만 그 생명의 모습은 우리가 알고 있는 생명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이 책은 생명에 대한 에르빈 슈뢰딩거의 과학적 접근 이후, 보다 탄탄한 과학적 기반을 마련한 린 마굴리스와 도리언 세이건의 저술로서, 다윈 이후 절대 이론이었던 적자생존론을 뛰어넘어 공생명을 기반으로 한 생명론을 증명하고 있다. 저자들은 “생명이란 무엇인가?” 라는 이 영원한 질문에 대해 과학과 철학·역사·시가 결합된 폭넓은 접근을 선보이며, 생명의 역사, 생명의 본질, 생명의 미래를 다각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이 책에 대해 생물학의 권위자인 에드워드 윌슨은 “슈뢰딩거의 뛰어난 질문에 새롭게 답한 책”이라 격찬했다. 린 마굴리스와 도리언 세이건은 세상에서 가장 작은 세균으로 알려진 마이코플라스마와 가장 큰 유기체(생명권 자체) 사이를 넘나들며, 생명에 관한 선입관을 깨뜨리며, 생명 안에서 우리 자신의 역할에 대한 편견을 되돌아보도록 이끈다.

 

린 마굴리스 · 도리언 세이건

린 마굴리스는 매사추세츠 대학교 애머스트 캠퍼스 지구과학과의 저명한 교수였고, 1999년에 미국 과학 훈장을 받았다. 100편이 넘는 논문과 10권의 책을 썼는데 그중에는 [공생과 세포 진화(2판, 1993)]가 있다. 도리언 세이건은 [생물권(1990)]의 저자이다. 과학 저술의 동반자로서 마굴리스와 세이건은 [마이크로코스모스(1996)], [섹스란 무엇인가(1990)], [기쁨을 주는 미생물 정원(1995)], [미스터리 댄스(1991)]도 집필했고, 살아 있는 유기체의 동영상에 대한 안내서도 여러 권 썼다.

-- 이상 출판사 소개 글에서 전재

 

> 목차

└ 접기

 

 

 

-------------------------------------------------------------------------

 

<책 속의 글들>

 

책제목: 생명이란 무엇인가?

지은이: 린 마굴리스/도리언 세이건

출판사: 리수

 

미생물이 우리보다 훨씬 먼저 이곳에 왔으며, 가장 현실적인 의미에서 지구 시스템을 소유하고 가장 확실히 경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질소, 탄소 등의 필수 원소들을 고정하고 순환시켜 우리 몸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고, 산소와 천연가스(메탄) 등을 생산하는 것도 미생물이다. 미생물 세계가 없었다면 우리가 경험하는 생명은 도저히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참으로 이 지구는 생물과 물리적인 무생물세계의 혼합물이다. 전체가 힘차게 고동치고 있는 하나의 생명체다. 생명과 물질 영역이 결합된 범지구적인 시스템이 존재하며, 우리 인간은 여전히 그 시스템의 한 부분이다.

 

지구에 닿는 태양에너지 중 1%가 채 안되는 양만이 실질적인 생명 과정으로 전환된다. 그러나 그 1%로 생명은...물과 태양 에너지, 대기를 이용하여 유전자와 자손을 만들어 내는 생명...

 

물질과 에너지의 창발적 작용인 생명.

 

미국의 건축가 버크민스터 풀러 (1895~1983)는 전체가 각 부분의 합보다 더 큰 효력을 발휘하는 실체를 설명하기 위해 시너지” (협력한다는 뜻의 그리스어 synergos에서 나온 말)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과학에서는 생명, 사랑, 행동을 모두 시너지 현상으로 받아들인다. 먼 옛날 어떤 화학 물질이 물이나 기름 속에서 함께 협력했고, 생명은 바로 그 결과물이었다. 세균으로부터 원생생물 세포가 창발하고 그로부터 동물이 창발한 현상에도 역시 시너지가 적용된다.

 

대체 내가 어느 공간 어느 시간에 있는가....?

 

생명은 열과 무질서를 우주 공간으로 배출함으로써 우리의 대기를 화학 반응성이 높으면서도 질서 있게 만들었다. 러브록은 대기가 거북의 등껍질이나 황량한 바닷가의 모래성만큼이나 고도의 질서를 지니고 있다고 단언했다.

 

생명 (동물, 식물, 미생물 등과 같이 개별적인 것과 전 지구적인 생물권 둘 다)은 가장 정교하고 복잡한 물질 현상이다. 생명은 물질처럼 일반적인 물리화학적인 특성을 나타내지만 뭔가 다른 점이 있다.

 

일부 과학자들은 제2법칙의 열에너지 선호에 대해 뚜렷한 목적이 있는 행동의 기초 단계라고 설명하기 시작했다. 노벨상 수상자인 벨기에의 일리야 프리고진은 소용돌이나 회오리바람, 불꽃처럼 명백히 무생물적인 활동 중심을 포함하는 에너지 소산 구조라는 큰 부류 속에 생명을 포함시켜 생각하는 선구적인 역할을 했다. 소산 구조라는 말은 그다지 적합한 용어가 아니다. 왜냐하면 그 구조(실제로는 구조가 아니라 계)가 무엇을 유지하고 만들어내는지보다 무엇을 버리는지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에너지 소산계는 유용한에너지 형태를 받아들이고 덜 유용한 형태(특히 열)는 내보내거나 흩어지게 함으로써 자신을 유지한다. 이러한 열역학적 생명관은 사실상 슈뢰딩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 역시 생명을 불꽃, 즉 자신의 형태를 유지하는 질서의 흐름에다 비유했다.

 

우주에 생명이 많으면 많을수록 다양한 형태의 에너지들은 더욱 빨리 소모되어 열로 변한다.

 

혼돈의 바다에 떠 있는 질서의 섬인 생물은 인간이 만든 기계보다 뛰어나다. 예를 들면 제임스 와트의 증기 기관과 달리 신체는 질서를 집중시킨다. 그리고 끊임없이 자기를 수선한다. 닷새마다 여러분의 위벽은 새로 만들어진다. 간은 3개월마다 새롭게 된다. 피부는 6주마다 교체된다. 해마다 여러분을 구성하고 있는 원자들의 98%가 교체된다. 멈추지 않는 이러한 화학적 교환, 즉 물질대사는 가장 확실한 생명의 신호다. 기계는 화학 에너지와 물질(음식물)이 지속적으로 투입되기를 요구한다. 칠레의 생물학자 움베르토 마투라나와 프란시스코 바렐라는 생명의 극히 기본적인 본질을 물질대사에서 찾았다. 그들은 이것을 자기 생산이라고 부른다. 생명이 끊임없이 자기를 만들어냄을 표현하고 있다. 자기 생산적인 활동을 하지 않는다면 생명은 자신을 유지할 수 없으며, 따라서 살아 있을 수 없다.

 

생명의 최소 단위는 세포다.

 

생물이 탄생한 이후로 모든 생물은 각 개체의 몸이나 개체군이 성장하는 동안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서로 연결되어 왔다. 생물이 물과 공기를 거쳐 연결되는 동안 상호작용이 일어난다....생명의 최고 단계, 다시 말해 검은 우주로부터 진화하여 홀러키적인 결합력과 신비스러운 장엄함을 지닌 푸른 생물권을 낳는 것은 이처럼 무수한 상호작용들의 총합이다.

 

해양학은 또 다른 일례를 들어 전체가 생명체임을 보여준다. 화학적 계산에 따르면 바다의 염분은 점점 축적되어 세균이 아닌 생물은 살 수 없을 정도로 높은 농도가 되었어야 한다. 염화나트륨, 황산마그네슘과 같은 염류는 대륙에서 끊임없이 강물에 실려 바다로 운반된다. 그러나 전 세계의 바다는 적어도 지난 20억 년 동안 염분에 민감한 생물이 살아가기에 적당한 환경으로 남아 있었다. 아마도 바다에 떠다니는 미생물들이 전 지구적 규모로 해양의 산도와 염도를 감지하여 안정시키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생물이 어떻게 바닷물로부터 염분을 제거하는지는 확실치 않다. 대다수 생물에게 너무 높은 염분의 농도는 세포 밖으로 나트륨, 칼슘, 염화물을 활발히 퍼냄으로써, 또 일부는 증발잔류암(육지에 갇힌 바닷물이 증발하여 생긴 석고, 암염의 총칭)을 만듦으로써 낮춰질 것이다. 이렇게 해서 단단해진 지역은 소금기가 많아서 염분을 좋아하는 미생물들이 풍부하다. 증발잔류암은 종종 산호와 같은 동물이 만든 암초 뒤나, 미생물 군집이 내뱉은 점액층에 모래들이 붙들려 형성되는 석호사주 뒤에 만들어진다. 만일 탈염작용이 지속적으로 일어난다면 그것 또한 지구 생리 작용의 일부일 것이다....우리의 견해로는 지구의 자기 생산성은 기체를 교환하고 유전자를 교환하며, 성장하고 진화하는 여러 지구 생물의 집합적이고 창발적인 특성이다. 체온과 혈액의 화학 작용과 조절이 인체를 구성하는 세포들 사이의 관계에서 비롯되듯이, 지구의 조절도 지구에 거주하는 생물들 사이의 수십억 년에 걸친 상호작용에서 진화한 것이다.....광합성은 생명이 탄생하고 나서 얼마 후 미생물에서 진화했다. 미생물부터 지구에 이르는 모든 단계에서 유기체들은 공기와 물을 이용하거나 다른 유기체를 이용하여 자기 증식을 계속해왔다. 지역적인 생태가 전 지구적인 생태가 된다. 당연한 추론으로 생물이 지구 표면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 표면이 곧 생물이다. 생명은 전염성을 가지고 움직이는 덮개처럼 지구상에서 널리 퍼져나가 기초적인 지구의 형태를 만들었다. 나아가 생명은 지구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진정한 의미에서 지구는 살아 있다. 이것은 우리의 생명에 관한 생리학적 진실이다. 생물은 자기 완결적이고 자율적인 개체라기보다는 오히려 다른 생물과 물질과 에너지, 그리고 정보를 서로 교환하는 공동체다. 숨을 쉴 때마다 우리는, 비록 느리기는 하지만 역시 호흡하는 생물권의 나머지 생물들과 연결된다. 지구에서 생물권의 호흡은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밤인 곳에서 증가하고 낮인 쪽에서 감소하는 것으로 매일 나타난다. 일 년의 호흡은 계절의 변화에서 볼 수 있다. 북반구에서 광합성 활동이 활발해지면 남반구에서는 서서히 감소한다. 생리적 범위를 최대한으로 잡으면 생명은 지구 표면 그 자체이다. 여러분의 몸이 세포로 우글거리는 해골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로, 지구는 단순히 생물들이 살고 있는 거대한 바윗덩어리가 아니다.

 

....전화선이나 무선으로 모뎀, 핸드폰, 은행기기와 접속하고, 전기와 수도 등 공공시설 서비스를 제공받으며 살고 있는 우리는 우리 자신을 개인으로부터 지구 규모의 초인간적인 존재의 특수한 일부로 변형시키고 있다. 이러한 초인간적인 존재는 자신이 생겨났던 한층 오래된 생물권과 불가분의 관계로 얽혀 있다. 금속과 플라스틱은 생명이 되어 가는가장 새로운 물질 세계의 한 영역이다.

 

정신은 세포들 간의 상호작용의 결과일지도 모른다.

 

생명의 본질로 가장 강력한 후보는 호흡()이다. 고대 중국인들은 영혼을 붙잡아 두기 위해 편백나무와 소나무로 만든 튼튼하고 빈틈없는 관을 썼으며, 죽은 사람의 입을 비취, , , 조개껍질 등으로 채우고 단단히 묶었다. 영혼 (spirit)이라는 말도 호흡을 뜻하는 라틴어 spiritus에서 왔다. 탄생은 으앙 하는 울음소리 (곧 호흡)로 알려진다. 생명이 있는 한 호흡은 계속된다......들숨 inspiration, 날숨 expiration, 호흡 respiration, 영혼 spirit 은 모두 비슷한 어원에서 나왔다. 또한 날숨은 죽음과 동의어이기도 하다. 아메리카 원주민이 쓰는 여러 언어에서도 수호신 Great Spirit과 위대한 바람 Great Wind은 단어와 뜻이 같다. 아스텍어 ‘ehecatle’은 바람, 공기, 생명, 정신, 영혼, 그림자를 뜻한다.

 

영혼이 육체에서 분리되어 있다는 개념이 조상 숭배와 유령, 천사, 환생에 대한 믿음의 근간을 이룬다.

 

교부들을 통해 그리스 철학의 영향을 받은 기독교는 유일신이라는 히브리인들의 개념을 받아들였다. 자연, 영혼, 보조신 따위가 필요 없었던 기독교 교리에는 성인이나 천사처럼 사람과 영혼과 신을 중재하는 자들만 남게 되었다. 그리하여 자연의 구석구석까지 만연하다고 믿었던 정신과 영혼이 점차 사라지게 되었다.

 

생명체가 생명을 최종적으로 정의하려는 것은 팔꿈치에 입을 맞춘다거나 눈을 굴려 자신의 시신경을 보려는 것처럼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형이상학 Metaphysics”이라는 말은 본래 헬레니즘 학자들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제목 없는 일부 저서들을 지칭하기 위해 도입한 말이다. 그리스어 ‘ta meta ta physika biblica’에서 유래한 것으로 문자 그대로 해석하자면 자연에 관한 책 이후 (‘meta’)의 책이라는 뜻이다. 처음에 로도스의 아드로니쿠스와 같은 고대 편집자들이 썼을 때 접두사 “meta”는 궁극적인 실재에 대한 초월적 해석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탁자 위에 책을 쌓아 놓은 위치를 가리키는 평범한 말이었다. 단지 형이상학(Metaphysics)” 책이 물리학(Physics)” 책 위에 있었을 것이다. 임마누엘 칸트의 연구를 시작으로 형이상학은 관찰이나 실험으로 직접적으로 답할 수 없는 근원적인 문제에 대한 사색을 뜻하는 말이 되었다.

 

엘런 와츠는 살아 있는 몸은 고정된 물체가 아니라 하나의 흐르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동양 철학을 널리 소개한 영국계 미국인 와츠는 과학에서 생명의 의미를 찾아냈다. 그는 생명을 불꽃이나 소용돌이에 비유했다. 형상만 있을 때는 안정적이다. 실체는 한쪽 끝에서 나와 다른 쪽 끝으로 들어가는 에너지의 흐름이다. 생명의 목적은 열역학이라는 과학이 밝혀낸 물리화학적 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자신을 영구히 존속시키려는 생명의 목적은 열역학이라는 과학이 밝혀낸 물리화학적 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우리는 빛, , 공기, , 우유 등의 형태로 우리에게 들어오는 일련의 흐름에서 일시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요동이다.

 

생물은 우주에 있는 태양에너지를 지구의 물질로 바꾸는 하나의 실체다. 베르나드스키는 생명을 태양에너지가 변환되는 범지구적인 현상으로 설명했다. 녹색세균, 적색세균, 조류, 식물이 광합성으로 성장함을 강조하면서 이들 살아 있는 물질을 녹색 불꽃으로 보았다. 태양에너지를 공급받아 확장해나감으로써 다른 존재들도 더 복잡하게 만들고 퍼져나가도록 했다는 뜻이다.

 

생명은 지구에 충만한 하나의 태양 현상이다. 생명은 지구 대기와 물, 태양을 세포로 바꾸며, 우주 전체로 볼 때 극히 제한된 곳에서 일어나는 변화다. 생명은 성장과 죽음, 처리와 배제, 변화와 부패가 뒤얽힌 복잡한 패턴이다. 생명은 다윈의 시간을 통해 최초의 세균과 연결되고, 베르나드스키의 공간을 통해 생물권의 모든 구성원과 연결되는, 팽창하고 있는 하나의 조직이다.

 

결코 멸종한 적이 없는 세균은 엄청난 수로 증식하면서 우리를 보호해왔다. 그들은 우리를 위해 끊임없이 토양을 보전하고 물을 정화한다. 세균은 어떤 곳이든, 심지어는 빙하의 얼음과 끓어오르는 온천까지 점령하면서 가스를 방출하여 생산자 자신에게는 유해하나 다른 종에게는 매력적인 배설물로 주변 환경을 가득 채운다....요컨대 우리를 먹이고 입히고 집까지 제공하는 식물이 잡초가 아니듯이 세균도 병원균이 아니다.

 

오늘날 가장 작은 자기 생산 구조로 알려져 있는 세포는 자기 조직적인 물질대사를 끊임없이 할 수 있는 최소 단위다. 500가지쯤 되는 단백질과 여러 고분자 물질을 가지고 있으며 최초의 자기 생산계이던 가장 작은 세균 세포의 기원은 분명하지 않다.

 

물질적으로 고려한다면, 물질과 에너지의 계인 생명은 막을 경계로 환경과 부분적으로 격리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개체성은 언제나 막으로 둘러싸인 단위인 세포에 기초를 두며, 오랜 세월 진화를 거치는 동안 어느 때보다 큰 통합의 수준에 이르렀다. 생물은 단순히 진화하는 존재가 아니라 진화를 통해 스스로를 구현한다.....생명은 세상과 물질의 한가운데 있다가 반투명한 반투성 막에 의해 세상과 분리된 것이다.

 

산소는 남조류가 수소를 붙잡기 위해 태양에너지를 이용하여 물 분자를 분해하는 방식을 진화시킨 다음에야 대기로 방출되었다. 수소와 당시 풍부했던 이산화탄소로부터 끌어온 탄소 원자를 결합함으로써 남조류는 DNA와 단백질, , 기타 세포 구성 물질을 합성할 수 있었다. 빛이 필요한 이 세균은 태곳적 지구에서 햇빛이 들고 물이 있는 곳이면 어디에서든 빠른 속도로 퍼져나갔다. 그렇게 하는 과정에서 물에서 수소를 빼내고 난 뒤 남는 산소 분자를 엄청나게 많이 대기 중에 방출했다. 그리하여 진화하는 세균의 물질대사로 인해 지구 대기에 큰 변화가 생겼다. 가장 혁신적인 세균의 활동이 늘 있었기에 원래 산소가 없었던 지구 대기에 산소가 풍부해졌다.

 

생명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일리 있는 답변 중 하나가 바로 세균이다. 그 자체가 살아 있는 세균이 아닐지라도 모든 생물은 세균의 자손이거나 여러 세균이 합병된 것이다.....자연계의 세균은 단세포일거라는 일반적인 믿음과 달리 대부분의 세균이 다세포다. 다세포 세균에서 각 세포 단위가 바로 세균 하나다.

 

지구의 생명은 상호의존적인 존재가 프랙털(fractal:일부 작은 조각이 전체와 비슷한 기하학적 형태를 말한다. 즉 자기 유사성을 갖는 기하학적 구조를 프랙털 구조라고 한다. 자연이 가지는 기본적인 구조이다)을 이룬 네트워크, 즉 홀러키다.

 

모든 생물의 탄소-수소 화합물은 이미 질서 있는 상태로 있기 때문에 사람의 몸은 다른 모든 생물과 마찬가지로 이 작은 생명체, 미생물의 탐나는 먹잇감이다. 세균은 열역학적 평형을 거역하는 오랜 투쟁에서 자기 생산을 유지하기 위한 에너지원으로 우리 몸을 노린다. 우리의 몸은 죽은 후에도 불활성의 물질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생태계를 지탱하는 세균의 질서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위안으로 삼아야 한다. 씨앗이 싹터 녹색식물로 자라고, 이삭을 맺고, 이삭의 곡식 알갱이는 빵이 된다. 빵이 양분이 되어 혈액을 만들고, 혈액으로부터 정액, 태아, 사람, 시체, , 암석, 무기물로 변한다. 이렇듯 물질은 언제까지고 자신의 형태를 바꿀 것이며 자연의 어떤 형태라도 취할 수 있다.

 

세균이 물질로 이루어진 불안정한 구조이듯이 우리 다세포 생물은 각자가 세포로 이루어진 불안정한 구조다. 한 종으로서의 인류, 심지어 동물계 전체도 세균에 비하면 훨씬 빈약하고 덧없는 존재다. 세균이라는 존재가 무기물에 비하면 훨씬 빈약한 것과 마찬가지다.

 

세균은 동물처럼 헤엄칠 수도 있고, 식물처럼 광합성을 할 수도 있으며, 곰팡이처럼 부패를 일으키기도 한다. 이 미생물 천재 가운데 일부는 빛을 감지하고, 알코올을 생성하고, 질소를 고정하고, 당을 식초로 발효시키고, 바닷물의 황산이온이나 황 입자를 황화수소 기체로 바꿀 수도 있다. 세균이 이 모든 일을 하는 이유는 그들이 병원균이기 때문이거나 우리 인간의 환경을 깨끗이 해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생존이라는 지상 과제를 수행하다보니 지구에서 일어나는 중요한 물질대사 방식을 모두 고안해내게 된 것이다. 생물권에서 가장 작은 세균은 지름이 수소 원자의 천 배 정도에 불과하다.....세균은 생물권을 유지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광합성을 하는 남조류 한 마리가 이상적인 조건에서 생장하고 분열한다면 이론상 단 몇 달 만에 오늘날 대기 중에 있는 산소량 전부를 생산할 수 있다. 다른 모든 생물은 무수히 많은 세균이 살고 죽고 대사하는 활동에 의존해 살아간다. 우리의 건강과 복리는 토양이나 음식물, 애완동물의 안녕과 마찬가지로 주변 환경에 있는 모든 세균과 관계가 있다. 세균 세포는 아무것도 없고 단순해 보이지만, 세포 수준에서나 전 지구적인 차원에서 쉴 새 없이 바쁘다.....우리 인간이 특허를 낼만한 미생물을 발명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유전자를 교환하는 세균의 오랜 성향을 인간이 이용하고 조종했다는 게 맞는 말일 것이다.

 

세균은 시카고 상품 거래소의 입회장에서 상품을 사고파는 거래원들보다 더 미친 듯이 유전자를 거래한다. 세균의 유전자 정보 교환은 진화의 새로운 개념을 이해하는 기초가 된다. 진화는 하나로 쭉 이어지는 가계도가 아니라 현재 지구 표면 전체에 걸쳐 자라고 있는 하나의 다차원 생물에게 나타나는 변화다....

 

유성생식을 하는 종의 세포에는 자신의 DNA 꾸러미가 든 핵이 있지만, 세균의 DNA는 세포질 속에 흩어져 있다. 세균 세포에는 핵이 아예 없다. 이 때문에 세균은 원핵세포로 이루어진 원핵생물이다. 원핵이란 문자 그대로 핵 이전을 의미한다. 핵이 없기 때문에, 아울러 붉게 염색되는, 단백질로 싸여 있는 염색체를 이루지도 않기 때문에 세균은 결코 유사분열로 번식하지 않는다. “염색체 춤이라고 할 수 있는 유사분열은 식물, 균류, 동물의 세포가 둘로 나뉘는 세포분열 방식이다. 이 춤은 시생대에 이은 원생대의 원생생물에서 진화했다.

 

접합 형태의 섹스를 하기 위해서는 세균에게 성별차이가 있어야 한다. , 제공자는 수령자가 필요하다. 어떤 세균 세포가 제공자가 될지 수령자가 될지는 하나의 유전자에 의해 결정된다.

 

자외선을 쬐면 건강한 세균이 박테리오파지라는 작은 바이러스를 내놓으며 파열해 버린다. 이 바이러스가 살아남은 세균에게 유전자를 퍼뜨린다. 초기 지구에는 태양의 자외선을 차단해주는 오존층이 없었기 때문에 유전자 교환이 오늘날보다 훨씬 더 일반적으로 일어났을 것이다. 자외선이 폭탄처럼 내리쬐는 태초의 지구는 수백 년간 유전자 거래에 열중하는 세균 섹스의 현장이었을 것이다. 세균의 재조합은 생물공학자들이 개발한 유전자 재조합의 자연적인 형태다. 이미 존재하는 세균의 기호를 교묘히 조작함으로써 생명공학 기술자들은 이를테면 대장균이 사람의 인슐린을 생산하게끔 만든다. 사람의 특정 유전자를 받아들인 대장균이 증식하여 개체군을 이루고, 정상적으로는 췌장에서 생산되는 호르몬인 인슐린을 대량으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딱정벌레 역시 어떤 생물보다 종이 많지만 지구에서는 단연 세균이 가장 수가 많은 생물이다. 나머지를 모두 합쳐도 역시 세균이 가장 다양하다. 세균은 가장 오랜 세월동안 진화했고, 다른 생물들이 사는 환경을 포함하여 다양한 서식지를 십분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생명은 끝까지 번식하려는 경향이 있어서 고갈과 오염을 초래한다.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면서 세균은 위기를 거듭 조성했다. 위기 때마다 새로운 물질대사 경로를 다수 진화시킴으로서 위기를 극복했지만, 그 이후에 다시 먹을거리가 고갈되었고 지구의 생물에게 새로운 물질 오염과 새로운 위험이 찾아왔다.

 

발효 세균은 먹은 음식물보다 에너지가 덜 포함된 화합물, 즉 산과 알코올을 내놓는다.

 

세포벽이 없는 일부 감염성 세균은 페니실린이나 다른 항생제가 듣지 않기 때문에 사람에게 위험할 수 있다. 페니실린과 같은 항생제는 세포벽의 성장을 방해하여 세균의 번식을 막는데, 이것이 바로 항생제가 동물세포에 직접 해를 미칠 수 없는 이유다. (사람의 세포는 세포벽이 없고 세포막만 있다)

 

생물학자들은 양분을 생산할 수 없어 외부로부터 탄소와 에너지를 얻는 종속영양생물로 세균을 분류한다. 사람을 비롯한 거의 모든 동물 또한 종속영양생물이다. 색소체나 공생 조류가 없기 때문에 우리 몸은 광합성을 하지 못한다.

 

지구 표면에 도달하는 광선 중 생물에게 가장 중요한 형태는 생화학 작용을 파괴하는 짧은 파장의 자외선도 아니고, 사람이 열로 감지하는 긴 파장의 적외선도 아니다. 그보다 생물은 중간 파장의 가시광선에 의존한다. 광합성에서는 태양의 가시광선에서 나오는 광자 에너지가 엽록소 분자의 전자를 흥분시키고 여분의 에너지를 ATP 분자로 전달한다. ATP가 생물에게 크게 기여한 것은 햇빛이나 양분이 있어서 에너지 이용이 가능한 바로 그 순간이 아니라 생물에게 에너지가 필요할 때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다. ATP는 생물이 미래를 위해 저축하는 일차 방식이다.

 

물과 햇빛을 접할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남세균이 자랐다. 오늘날에도 햇빛과 물이 있는 곳이면 산소를 만드는 이들 광합성 세균이 지금도 먼 옛날 도입한 대사 기술을 이용하여 계속 번창하고 있다. 알려진 종류만도 1만 가지가 넘는다. 사실상 이들은 어딜 가나 발견된다. ...

 

새로운 종류의 세포인 진핵세포가...지금도 지구에서 진화를 계속하고 있는 최종적인 3, 즉 동물계, 균류계, 식물계를 이끌었을 것이다. 우리의 다세포 생물 조상은 굉장히 기묘해서 그 존재에 대해 상세한 이야기를 들려주면, 쉽사리 잘 속는 중세의 우화작가들조차 무슨 황당한 헛소리냐고 조롱할 것이다. 지구의 모든 생물은 단 두 종류의 세포 가운데 어느 하나로 되어 있다. 우리를 비롯한 동물, 곰팡이, 식물, 그리고 원생생물의 세포는 핵을 가지고 있는 종류다. 그리고 다른 한 종류는 핵이 없는 세균 세포다. 핵이 없는 세포 형태를 가리켜 원핵세포라 이름 지었다. .....모든 진핵생물은 원생생물에서 비롯되었지만 세균은 그렇지 않다. 진핵생물의 유전자인 기다란 DNA 분자는 핵 속에 최소한 둘에서 많게는 수천 개에 이르는 염색체로 편성되어 있다. 귀중한 유전자를 특수한 막 속에 격리시키고 DNA를 특정한 염색체에 특정한 순서로 단단히 결합시킨 덕분에 (세균 세계에서 수용되었고 아직도 실행되고 있는) 난잡한 유전자 교환을 피할 수 있게 되었다.

 

원핵생물과 진핵생물이 보이는 행동, 유전적 특성, 조직, 물질대사, 특히 구조상의 차이는 식물과 동물 사이의 어떤 차이보다 훨씬 더 극적이다. 이러한 차이가 세포들 사이의 분수령이 된다. 그리하여 원핵생물과 진핵생물은 지구 생물의 두 거대 그룹을 이룬다. 이쪽 초거대 그룹 전체와 다른 쪽 초거대 그룹의 상당 부분이 미생물계에 속한다. 세균, 작은 원생생물, 효모, 그 밖의 작은 균류는 모두 미생물이다.

 

코팰랜드는 모네라(세균), 식물, 동물, 원생생물이라는 4계를 주장했다. 그는 모든 균류(곰팡이, 버섯, 말불버섯 등)를 호그의 원생생물에 속하는 亞門으로 분류했다. 코팰랜드가 자비로 출판한 책 <하등 생물의 분류>는 코넬 대학의 생태학자 로버트 휘터커를 제외하면 거의 아무도 읽지 않았다. 휘터커는 코팰랜드의 원핵생물에서 균류를 떼어내어 별개의 다섯 번쨰 계로 인정함으로써 가장 유용한 분류법을 고안했다. 오늘날의 시각으로 보면 휘터커의 5계 분류 체계는 진화상의 유연관계를 가장 훌륭히 반영하고 있다.....휘터커가 단세포 생물과 이주 작은 다세포 생물로 한정했던 원생생물계는 이제 해조류처럼 식물도 동물도 균류도 세균도 아닌, 더 큰 생물을 포함하게 되었다.

 

오늘날 대다수의 원생생물 세포와 모든 식물, 동물, 균류 세포에는 미토콘드리아가 들어 있다. 가장 젊은 계인 이 네 계에 속하는 생물을 살아 있게 만드는 산소 호흡은 미토콘드리아라는 특수한 세포소기관 안에서 일어난다.....미토콘드리아는 세균에서 비롯되었다고 여겨지지만, 수십 억 년 동안의 연합으로 말미암아 세포 범위를 벗어나면 살지 못한다. 식물, 조류, 일부 원생생물의 세포에는 또한 색소체라는 색이 다채로운 세포소기관이 있다. 식물과 조류에서 수행되는 광합성은 모두 DNA가 있는 색소체 안에서 일어난다. 산소를 발생시키고 해양에서 번성하는 구 모양의 남세균에서 발견되는 것과 동일한 색소와 기타 생화학 물질을 색소체는 가지고 있다.

 

빠르게 헤엄치는 스피로헤타는 자유 생활을 하던 세균에서 더 큰 세포의 일부로 바뀌면서 선조 세포가 될 희생물의 외부에, 그 다음에는 내부에 상당한 운동력을 부여했을 것이다. 오늘날의 스피로헤타는 탄수화물을 발효하며, 나선형으로 맹렬히 회전 운동을 하는 양성자 엔진을 단 세균이다. 원핵생물 전체에서 최고로 빠른 수영 선수인 스피로헤타는 말 그대로 진흙, 조직, 점액을 뚫고 나사 모양으로 돌면서 전진한다.

 

세균에 비해 거대한 원생생물 세포의 내부는 끊임없이 움직인다. 세균 세포는 내부 움직임이 없고 진짜 염색체도 없어서 유사분열을 하지 못한다. 말하자면 이들은 염색체의 춤을 추지 못한다.

 

살아 있는 세포는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 파동모로 장식되어 있다. 여기에는 모든 섬모와 대다수 정자의 꼬리가 포함된다. 이를테면 황소 정액 속에 있는 꼬리가 하나 달린 정자와 수고사리에서 방출된 수백 개의 꼬리가 달린 정자는 둘 다 9(2)+2 구조를 가진다. 우리 눈 망막의 간상세포와 원추세포는 운동성이 없는 섬모의 잔재가 있으며, 여성의 난자를 자궁 쪽으로 밀어 주는 나팔관 세포의 섬모, 그리고 우리의 氣管에서 먼지를 밀어내는 섬모들은 또 다른 예다.

 

유기물을 분해하여 이산화탄소와 물을 생성하는 동안 세균은 산소의 자연 연소를 자신들의 목적에 맞게 전환했다. 당 분자의 발효(무기호흡)에서는 ATP를 평균 2분자 생성하는 반면, 새롭게 진화한 호흡 방식(유기호흡)으로는 같은 당 분자로 ATP36분자나 생성할 수 있었다. (미토콘드리아의 선조를 포함해서) 새로운 세균은 산소에 해를 입었던 선조보다 15배 이상의 효율로 당 분자에서 에너지를 얻게 되었다.

 

홍학이 분홍색으로 보이는 것은 먹이 사슬의 맨 밑에 있는 미생물의 색소가 계속 농축되어 이 흥미로운 새의 몸을 물들였기 때문이다.....색이 다채로운 시생대 세균들은 어디론가 사라진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다른 세포와 결합하여 오이에 든 코발트색 엽록체(녹색 색소체)가 되었다. 다른 것들은 해안가의 대형 켈프와 같은 갈조류의 갈색체(갈색 색소체)가 되었다. 또 다른 세균들은 덜스의 홍색체(홍색 색소체)로 오늘날까지 잠복해있다. 만일 농작물을 우주 궤도나 화성 또는 생물로 녹화된 다른 행성에서 재배한다면 그것은 인간의 힘을 초월한 현상으로 30억 년 훨씬 전의 시생대 해변에서 시작되었던 세균의 확장과 같은 것이다.

 

세균은 유전자 교환이 전 지구적 규모에서 가역적으로 일어나므로 진정한 의미의 종이 없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아주 훌륭한 지적이다. 종은 그 구성원끼리 서로 교배할 수 있는 개체군이다. 지구의 모든 세균은 원칙적으로 서로 교배할 수 있으므로 전 지구적 규모로 하나의 종을 이룬다고 말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우리와 달리 세균은 죽지 않는다. 그들은 외부 조건이 자기 생산을 방해하기 전까지 계속 살 것이다. 많은 원생생물은 우리처럼 일정한 기간 간격을 두고 노화하여 죽는다. 노화와 죽음은 기술적 전문 용어로 아폽토시스(apoptosis: 세포들이 마치 프로그램 되어 있는 듯이 스스로 죽는 것. PDP:Programmed Cell Death라고도 한다)”“라고 부르는 내적 작용인데, 성 구분이 있는 개체가 진화하는 동안 어느 시기에 우리 미생물 선조에서 나타났다. 이상한 이야기지만, 죽음 자체가 진화했다. 실제로 그것은 성을 통해 전달되는 최초의 (그리고 여전히 가장 심각한) ”질병이다.

 

먼 옛날에는 잡아먹기와 짝짓기가 동일한 것이었다고 생각된다. 우리 인간의 성적 욕구의 기원이 미생물의 소화불량이었다니 낭만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들릴지 모르겠다.

 

원생생물 단계에서 일어난 변화 때문에 그 뒤를 이은 모든 생물계에서는 죽음이 생리학적으로 필요하게 되었다. 원생생물은 세균과 더불어 살아 있는 지구 환경을 창조하는 최고의 건축가들이다.

 

생명은 공생으로 진화한 개체들의 진귀하고도 새로운 산물이다. 움직이고 접합하고 유전자를 교환하고 우위를 차지하면서 원생대 동안 긴밀히 연합한 세균은 무수히 많은 키메라를 만들어냈고, 그 중 극히 일부만이 우리로 대표된다....생명은 다음 세대, 다음 종으로 이어지는 존재의 확장이다. 그것은 최고의 우발사건을 만드는, 가령 잡아먹기의 서투른 시도도 동물을 만들어내는 바로 그 독창성이다. 생명은 세포나 생물체보다 더 큰 무엇이다. 생명은 생물권, 즉 바닷구름의 형성부터 해양의 화학적 특성 조절에 이르기까지 원생생물과 선조들이 관여한 지구 표면의 환경 전체를 포괄한다.

 

지구의 생명체는 별의 에너지가 생물로 전환되는 물질계다. 생명은 지구적 현상일 뿐만 아니라 행성, 태양 시스템의 현상이다.

 

파동모의 단면: 미세소관으로 이루어진 9(2)+2 배열을 볼 수 있다. 이 특이한 배열은 사람에서 은행나무까지 자연계의 다양한 생물들의 정자 세포에서 발견된다. 짚신벌레의 운동기관인 섬모와, 여성의 나팔관에서 난자를 밀어주는 섬모를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하면 마찬가지로 9(2)+2 패턴을 볼 수 있다.

 

동물세포는 식물세포에 비해 상대적으로 단순하다. 식물, 동물, 균류 모두 자신의 유전자를 핵 속에 지니며, 산소 호흡을 담당하는 미토콘드리아라는 세포소기관을 갖추고 있다. 식물세포에는 태양에너지를 이용하기 위한 복잡한 소기관(색소체)이 추가로 더 있지만 동물에는 색소체가 없다. 그렇지만 동물계의 구성원들에게도 자랑할 만한 훌륭한 유산이 있다. 실제로 동물은 감각과 운동 면에서 상당히 놀라운 능력을 진화시켰다.

 

동물만 의식적인 것이 아니라 모든 생물, 모든 자기 생산적인 세포 역시 의식이 있다. 가장 단순한 의미에서 의식은 외부 세계를 인식하는 것이다. 그리고 외부 세계가 포유류 털 바깥의 세상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세포의 세포막 바깥이 될 수도 있다. 어느 정도의 인식과 그 인식에 따르는 반응은 모든 자기 생산 계에 수반된다. 결국 세상은 실험실의 배양 접시가 아니며 하늘에서 배양액을 내려주지도 않는다. 살기 위해 모든 생물은 자신의 주변 환경을 끊임없이 감각하고 활발하게 반응해야 한다.

 

동물의 행동은 목적성이 있는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세균의 走磁氣性과 원생생물의 서로 잡아먹기처럼, 동물의 행동은 에너지 소산적인 우주계가 생명 주머니 속의 놀라운 질서를 보장하기 위해 유용한 에너지를 소모해버리는 방식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의사소통, 모방학습, 도구 사용, 의식적인 사고는 모두 열역학적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유성생식으로 형성되는 수정란이 배가 되는 동물은 모두 자라고 번식을 하고 결국은 예정된 대로 죽음을 맞이한다. 다양하고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동물은 진화상 신출내기다.

 

생명의 기원 단계에서는 외부 요인에 의한 불의의 죽음만 존재했고, 이후에도 오랫동안 그러했다. 그러나 원생생물의 출현과 더불어 예정된 죽음이 나타났다. 세포가 개체 생명의 일부로서 노화하고 죽는다. 곤충, 포유류, 조류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동물에서는 죽는 부분과 잠재적으로 계속 살아가는 부분의 차이는 몸과 성세포의 차이다. 포유류에서 성세포(“생식세포”)는 다음 직계 자손으로 이어져 살아남는 유일한 세포다. 난자나 정자는 완전히 딴판으로 체세포”(동물의 몸)는 수명이 한정된다. 고도의 정확성을 가지고 동물세포는 번식해야 하고, 그렇게 못한다면 번식을 멈추어야 한다.

 

자궁에서 무덤까지 우리의 전 생애는 사실 작고 융합된 세포들의 생활사 면에서 보면 일시적인 중간 단계다. 동물은 눈에 보이며 의식 있는 생물이라는 다른 차원으로 나타났다가 결국 을 거쳐 옛적의 단세포 미생물 상태로 돌아간다. 죽음은 다세포 혼합체를 만든 역사 때문에, 굶주린 원생생물이 원생대의 얽힌 상황을 되돌리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 모두 치르는 대가다. “죽는것은 몸이다. 원생생물처럼 꼬리가 달린 정자와 통통한 난자를 물이나 체액 속으로 방출하고 난 뒤 성체가 죽는 것이다.

 

진화 생물학자들은 초기의 성적 불평등(수컷은 가능한 한 최대로 많은 수의 암컷을 수정시킴으로써 번식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반면에 적은 수의 난자에 전념할 수밖에 없는 암컷은 일정 한도 이상의 짝짓기가 불필요하다)이 성에 대한 남성과 여성의 독특한 태도 이면에 깔려 있다고 설명한다.

 

동물이나 식물이 아닌 원핵생물이 모든 지구화학적 순환을 관장하고 지구를 살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들었다.

 

우리는 감각적인 세계에서 살아가며, 여기서는 사소한 것 때문에 먹이와 배우자 선택이 달라지고 그 결과 어떤 경우에는 사느냐 죽느냐, 그리고 자손을 남기느냐 하는 차이가 생긴다.

 

포유동물의 망막에 있는 시흥”(로돕신)은 색소를 지닌 단백질 복합체이고, 분홍색의 호염성 고세균인 할로박터에도 풍부하게 존재하는데, 둘 다 똑같이 빛에 민감하다. 시홍의 색소 부분인 레티날은 당근의 카로틴과 비슷한 물질로, 비타민 a가 산화되어 만들어진다. 이렇듯 포유동물의 망막에서 빛을 흡수하는 레티날은 35억 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감수성은 상호작용한다. 반응에 대한 반응이 있다. 동물의 인식은 시각, 청각, 촉각을 비롯한 여러 감각이 단순히 축적된 것이 아니라, 온갖 감각들이 혼합되어 있어서 일일이 다 헤아릴 수 없는 공감각이며 인간의 의식으로 조금씩 알아낼 수 있을 뿐이고 인간의 의식은 동물 의식 세계의 한 부분에 불과하다.

 

피에르 테이야르 드 샤르텡과 러시아의 무신론자인 베르나드스키는 지구가 지구 차원의 정신을 발달시키고 있다는 데 동의했다. 그들은 정신을 뜻하는 그리스어 누스 NOOS”를 써서 이 사고의 층을 인지권(NOOSPHETRE)이라 불렀다. 빛을 내는 반딧불에서 인간의 전자우편에 이르기까지, 고동치는 모든 생명의 집합체는 발달하고 있는 지구 정신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감소하는 무수한 시냅스 연결점을 가진 아이의 뇌처럼, 인지권은 아직 유아 단계에 있다. 다형적이고 편집증적이며 혼란스러운, 게다가 상상력이 아주 풍부한 지구의 인지층은 주로 동물 의식의 예기치 못한 산물이며, 지금 가장 감수성이 예민한 단계에 와 있는지도 모른다.

 

생명은 지각과 반응이다. 의식, 특히 자의식이다.

 

노폐물과 사체를 자원으로 바꾸어 그 양분을 육상생물이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균류는 지구의 물질대사에서 매우 귀중한 존재다. 균류는 자연이라는 비공식적인 에서 미분화된 덩어리로 자란다. 균류의 균사가 한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일종의 형태로 뻗어나가는 시스템인 생물계 전체로 볼 때 분명한 경계가 없다.

 

지의류는 스스로 양분을 만드는 조류의 능력과 물을 저장하고 비바람을 막아주는 균의 능력을 겸비한 전혀 새로운 생물이 탄생한 것이다.

 

25,000종으로 추정되는 지의류는 모두 균류와 녹조류나 남세균의 계를 초월한 결합으로 생겨났다. 많은 지의류는 녹조류와 남세균을 둘 다 지니기도 한다. 나무 껍질이나 묘비, 절벽 등 모험적이지 않은 생물은 살아갈 수 없는 햇볕 드는 장소에 붙어 지의류는 그들만의 안락한 보금자리를 일구었다. 이들은 자라면서 단단한 바위를 서서히 안에서부터 부스러뜨려 흙이나 살아 있는 지구의 일부로 바꾼다.

 

오늘날에도 균류는 95%가 넘는 식물종의 뿌리와 서로 얽혀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식물의 선조인 조류는 양분을 조달하는 균류가 없었다면 육상에 진출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태고의 원시림은 식물에 의해서가 아니라 식물과 균류의 협력으로 만들어진 것 같다.

 

균류가 없다면 식물과 결국은 모든 동물이 인(DNA, RNA, ATP의 필수적인 구성분)의 결핍으로 죽고 말 것이다. 균류는 먹이그물의 틈을 메워주고 있는 셈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균류를 식물계와 광물계의 중간에 놓은 아랍 학자들의 분류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균류는 빵, 과일, 나무껍질, 곤충의 외골격, 머리카락, , 카메라 렌즈 받침대, 필름, 건물 기둥, , 깃털, 손톱이나 두피의 케라틴 등 별의별 것을 다 분해한다. 마치 어디나 달려가는 청소 부대처럼 균류는 공기로 운반되는 포자로 전 세계에 퍼져 나간다. 그들의 탐욕스런 식욕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실제로 균류의 재활용 열의는 너무나 열렬해서 어떤 균류는 생물체가 죽기도 전에 활동을 시작할 정도다. 무좀, 버짐, 옴 같은 질병에서는 균류가 생물권의 구성 원소를 재분배하는 일을 너무 빨리 시작하고 있는 셈이다. 사람의 표피 세포에서 자라든, 셀룰라아제 효소로 옷감의 셀룰로오스 섬유를 분해하여 흰곰팡이를 만들든, 자몽에서 자라기 시작한 푸른곰팡이가 어두운 녹색 포자를 만들든, 어쨌든 균류는 다른 생물이 남긴 물질을 소화한다. 우리에게는 “”부패로 보이는 것이 균류에게는 새로운 자손들이 건강하게 자라는 것이다. 복잡한 다세포 생물을 분해하는 균류와 세균이 없다면 식물과 동물의 사체가 쌓일 것이고, 인과 질소의 순환은 멈출 것이다. 땅에서는 균류가 생물권의 쓰레기 처리를 대부분 도맡아 한다.

 

흙은 죽은 것과 산 것으로 되어 있으며, 더러운 것이 정화되고 쓰레기가 균사와 포자로 재생되는 등 흙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주로 균류가 빚어내는 현상이다. 균류는 지구라는 실체의 일부다.

 

성장하는 모든 개체군은 생물권의 기능에 통합되지 않으면 멸종의 길을 걷게 된다.

 

식물을 구별 짓는 특징은 광합성 자체가 아니라 그들 모두 생활사 중 어느 단계에서는 포자로부터 생장하고 다른 단계에서는 로부터 생장한다는 점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식물과 동물은 유성생식으로 배를 만드는 생물이며, 다른 세 생물계(원핵생물, 원생생물, 균류)보다 서로 비슷한 점이 많다. 그러나 동물은 단세포 반수체의 단계가 있는 이배체인 반면, 식물은 다세포 반수체 단계를 지닌다. 그리고 동물세포와 달리 모든 식물세포는 남세균이 남긴 자취를 간직하고 있다.

 

묘지는 위대한 평등주의자이며, 우리들이 소유하고 있는 것이 오히려 우리를 소유하고 있음을 일깨워준다.

 

어쩌면 호모 사피엔스도 오늘날 침팬지와 사람만큼 서로 다른 자손 중 둘로 나뉠지도 모른다. 종의 분리가 더욱 가속화될 수도 있다. 내구력 있는 영구적인 로봇 껍질 속으로 신경계가 통합된 인간의 후손은 행성을 오가는 우주선에 달라붙어 망원경 눈으로 별에서 방출되는 엑스선을 관할지도 모른다.

 

남아 있는 것은 이미지이고, 피부는 세균, 곰팡이, 지렁이, 요충 등 다양한 미생물 거주자들의 흔들림으로 윤곽이 그려질 것이다. 소화관은 무기호흡이나 유기호흡을 하는 세균, 효모 등 미생물들이 빼곡히 들어찰 관으로 드러날 것이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다면 무수한 종류의 바이러스가 모든 조직에 걸쳐 분명히 보일 것이다. 우리는 조금도 특별하지 않다. 어떤 동물이나 식물이라도 미생물로 들끓는 동물원 비슷한 것으로 밝혀질 것이다.

 

사람은 동물이고 미생물이고 화학 물질이다. 우리가 동물 이상이라는 관점은 과학을 떠받치는 물질주의 시각과 모순되지 않는다. 생명은 우리가 배워서 믿고 있는 것보다 덜 기계론적이다. 게다가 생명은 어떤 화학 법칙이나 물리 법칙도 거스르지 않기 때문에 물활론적이지도 않다.....우리가 선택의지라고 느끼는 것을 모든 생물이 공유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지구의 생명은 광합성에 기반을 두는 아주 복잡한 화학 시스템이며, 개체들이 여러 단계에 걸쳐 프랙털 구조로 조직을 이룬다. 우리는 자연을 넘어설 수 없다. 자연 자체가 초월하기 때문이다. 자연은 우리로 끝나지 않으며, 동물 사회를 초월하여 가차 없이 나아간다. 세계 시장, 지구 위성 궤도 통시, 무선 전화, 자기 공명 영상, 컴퓨터망, 케이블 TV 등 첨단 기술은 우리를 하나로 연결한다. 실제로 사람들은 이미 인간 이상을 만들어 냈다. 서로 의존하고 기술로 연결되는 초인류를 형성했다. 우리 각자가 구성체세포를 초월하는 것처럼 우리의 활동은 개인을 훨씬 초월하는 무엇인가를 향해 우리를 이끌고 있다......인류는 사회를 새로운 차원의 유기체로 바꾸고 있다. 우리 개체군(인류)은 마치 지구 생명체의 뇌나 신경 조직인 것처럼 행동하기 시작했다. 더 많은 인구가 정착해 살면서 기술로 증대된 우리 인간의 지능은 지구의 일부가 된다. 그리고 지구 전체가 하나의 생명체다.

 

생물체는 일종의 기억소로 자신의 과거를 기억하고 구체화한다. 생명은 자의식, 기억, 방향성, 설정된 목적을 부여받는다. 인간만이 아니라 모든 생명이 목적론적, 말하자면 살고자 분투한다

 

파충류는 허물을 벗으며, 곤충은 번데기 시절에 자신을 구성하는 단백질을 재편성한다. 인간의 사체는 시간적으로 약간 중복되면서 손자로 대체된다. 우리 현대인은. 애벌레가 변태하여 나비가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할아버지 육신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는 죽음이라는 말을 붙인다. 그러나 변태를 겪는 곤충과 마찬가지로 조부모의 죽음으로도 새로운 어린 몸이 출현 한다. 인간이 죽는다고 생각해도 좋지만 그 구분은 매우 임의적이다. 아이의 육체를 만드는 데 기여하는 부모는 생물의 연속성을 연장하는 것이지 단절하는 것이 아니다. 시간 속에서 개체는 우리가 배운 것처러 그렇게 완결적인 것이 아니다.

 

, 악어, 돼지, 사람의 초기 배는 특이하게 휘어진 모양이 놀랍도록 비슷하다. 수정란에서 발생하는 동안 배는 모두 아가미 구멍이 있는 단계를 거친다. 알에서 깨어나든 태어나든, 물에서 산소를 호흡하든 공기 중에서 산소를 호흡하든 모두 그렇다. 사람 태아의 귀 뒤쪽에 있는 닫힌 아가미 구멍은 성체가 되어서도 아가미 구멍이 기능하는 어류와 우리가 공통 조상을 가진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인간을 초월한 존재, 초인류가 나타나 생명 교향곡의 일부가 되고 있다. 초인류는 인간만이 아니라 물질 운송 수단, 에너지 운송 수단, 정보 전달 수단, 세계 시장, 과학 기구 등으로 구성된다. 초인류는 음식뿐만 아니라 석탄, 석유, , 규소를 삼킨다.....초인류는 단순한 인간 집합체가 아니며, 인간과 그들의 발명품이 결합된 그 이상의 무엇도 아니다. 배관, 터널, 수도관, 전선, 통풍구, 가스관, 냉난방 배관, 엘리베이터 축, 전화선 광섬유 케이블 등의 연결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망으로 인간을 둘러싸고 있다.....초인류의 경향성이 우리를 초월하는 의식에 의한 것이든 아니든 간에, 지구 인류의 집합체가 예기치 않게 창발적이며 목적이 있는 것 같은 행동을 한다 해도 놀라서는 안 된다. 초인류가 단순히 인간 활동의 총합일 뿐이라고 주장하며 그 존재를 부정하는 것은 마치 인간이 그저 몸을 구성하는 미생물과 세포의 총합일 뿐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햇빛이 화학적으로 변환된 존재인 생명은 자신을 확장하고 성장하기 위해 무지 애쓴다. 그리고 성장하고 번식함으로써 자신과 자신의 과거를 유지한다. 생명은 변화하는 환경에서 일어나는 우발적 사건에 대응하고자 변신하고 그렇게 하는 과정에서 환경을 변화시킨다.

 

공생이 지니는 힘은 진화의 원동력이며, 개체성을 확고하고 안정되고 신성한 무엇으로 생각하는 통념을 뒤흔들어놓는다. 특히 인간은 단순한 개체가 아니라 복합체다. 우리 개개인은 여러 세균, 균류, 회충, 진드기 등 우리의 피부와 몸속에서 살고 있는 생물에게 훌륭한 환경을 제공한다. 우리의 장은 우리를 위해 비타민을 만들고 음식물 대사를 돕는 장내 세균과 효모로 가득 차 있다. 우리의 잇몸에서 살고 있는 왕성한 세균은 백화점 바겐세일에 몰려드는 고객들과 흡사하다.....우리 몸의 건조 무게 대부분은 세균이다.

 

지구 생명(동물군, 식물군, 미생물군)의 최대 범위를 잡는다면 그것은 기체로 에워싸이고 바다로 연결된 지구 시스템, 다시 말하자면 태양계에서 가장 큰 유기체다.

 

생명체는 고립된 섬이 아니라 자신의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우주 물질의 일부로서 우주의 리듬에 맞춰 춤을 추고 있는 것이다.

 

망원경은 초인간 생물의 복잡한 눈의 일부, 즉 렌즈인 셈이며, 초인간도 생물권의 한 기관이다.

[출처] 생명이란 무엇인가?.....린 마굴리스/도리언 세이건 지음|작성자 허당고파

 

'과학 scienc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슈만공명주파수  (0) 2021.06.26
맨발로 맨땅밟기  (0) 2021.06.26
진화하는 물  (0) 2021.06.26
우리는 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0) 2021.06.26
물의 과학  (0) 2021.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