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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 Training/태극권

점오돈오(渐悟顿悟)-진가구 태극권학교의 칠판(1)

soma-harmony 2021. 4. 27. 17:14

중국 하남성 진가구 태극권학교 수련실 칠판. 진소성 노사께서 직접 쓰신 태극권 비전(祕傳). -Well Being Taiji-

진가구 태극권학교를 방문했을 때 내가 가장 인상깊게 본 장소가 바로 칠판. 이 곳 수련실은 한국과 중국은 물론 전세계 20여개국의 다양한 수련생들이 진소성 노사께 직접 지도를 받는 장소다.

진가구태극권학교의 진소성 노사(老师)(진식태극권 19대 전인(传人))께서 직접 쓰신 이 칠판의 글들은 모두 수련현장에서 전수하는 태극권의 핵심 비전(祕傳).

칠판에 적혀있는 글귀들은 마치 한시(漢詩)같기도 하고 불가(佛家)의 수련 화두(話頭)같기도 하다.

오늘부터 진가구 태극권의 비급(祕笈)을 '웰빙태극권' 회원들과 함께 공부하는 마음으로 하나씩 풀어 봅니다.

Well Being Taiji Center

제 1 첫 문장, 점오돈오(渐悟顿悟)

점오돈오(渐悟顿悟)는 중국어다. 한국어는 <돈오점수 (頓悟漸修) & 돈오돈수(頓悟頓修)>.

돈오점수 (頓悟漸修)는 불교에서 돈오(頓悟), 즉 문득 깨달음에 이르는 경지에 이르기까지에는 반드시 점진적 수행단계가 따른다는 말을 뜻한다. 돈오돈수(頓悟頓修)는 불교에서 단박에 깨쳐서 더 이상 수행할 것이 없는 경지를 이르는 말이다. '단박에 깨치고 단박에 닦는다'라는 뜻.

'점오돈오'. 멈추지 않고 본질대로 수련하다 보면 어느 순간, 몸이 문득 깨닫는다. -Well Being Taiji-

첫 글부터 큰 산이 느껴지는 듯 하다. 점오돈오(渐悟顿悟)는 불교의 깨달음을 이르는 말인데, 이 시대 태극권의 최고 경지에 올라계신 진소성 노사께서 왜? 첫 글로 이런 단어를 적어 두었을까?

점오(渐悟) 돈오(顿悟) 아래에는 영어로 또 이렇게 써 있다.

(gradual 점진적인, 서서히 일어나는, 완만한 / immediate 즉각적인, 당면한, 목전의 / realization 깨달음, 자각, 인식)

본질대로 수련하다보면 문득 몸이 안다

진식태극권을 수련하면서 느낀 것은 태극권은 열심히 연습만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또 좋은 책을 보고 이치를 잘 터득한다고 해서 이뤄질 수도 없다는 것을 잘 안다. 세월을 아무리 많이 바쳐 수련해도 정수를 알지 못하면 알맹이 없는 껍데기에 불과한 것이 태극권. 또 수많은 현학적인 용어로 둘러쌓인 음양과 태극권이론 철학에 해박한 지식을 가졌다해도 몸으로 체화시켜서 표현되고 스스로 요결에 걸림없는 몸을 만드는 것 역시 쉽지 않다.

진소성 노사께서 점오돈오(渐悟顿悟)를 통해 알려주고 싶었던 말은 아마도 '올바른 수련 방법을 가지고 멈추지 않고 본질대로 수련하다 보면 어느 순간, 몸이 문득 깨닫는다. 그리고 늘 같은 동작이더라도 전혀 다른 새로운 차원의 투로를 하게된다.' 는 뜻을 전하려는 게 아닐까?

양파껍질 같은 태극권의 정수(精髓)

하지만 태극권 수련에서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가 '올바른 수련 방법'을 어떻게 찾는가?

24년간 수련을 하면서 가장 큰 벽으로 느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양파껍질을 까는 듯한 태극권의 수련 방법이었다. 이 길인가 하면 문득 저쪽에 가 있고 저 길인가 하면 또 멀찌감치 가 있고, 마치 미로 같은 느낌이 들 때가 많았다.

태극권 자체가 중국의 무술인만큼 용어의 이해는 물론 제대로 된 배움까지 만만치 않은 상황들이었다. 하지만 지금 이 시간 정확히 말할 수 있는 것은 그 복잡했던 모든 과정이 사실은 너무도 당연하고 단순한 이치였다는 것.

아는 만큼 보인다

고수들의 현란한 표현을 좇고 무술의 환상에 잡히면 세월 보내기는 좋을지 모르나 본질에 가까워지긴 어렵다. 태극권이 요구하는 여러가지 요결들이 많이 있지만 결국 내 몸이 잘 만들어져 있으면 모든 것이 되는 것이다. 분명히 보고 똑같이 따라 했으나 마치 '야바우(속임수)'를 만난 듯 다른 표현을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내 몸에 내가 속는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바로 그 아는 눈이 바로 진소성 노사께서 얘기하는 돈오(顿悟)다. 이전에는 전혀 보이지 않던 것이 점오(渐悟)를 통해 몸이 열리고 이치를 깨닫고 나면 훤히 보인다. 마치 문득 사기 당한 것을 안 것처럼.

평범한 내 몸으로 태극권의 '점오(渐悟) 돈오(顿悟)'를 어떻게 생활 속에서 찾을 수 있을까? - Well Being Taiji -

'점오(渐悟) 돈오(顿悟)'를 이끄는 웰빙태극권

웰빙태극권은 운동의 본질과 음양의 본질, 몸의 전후와 상하좌우 밸런스에 대한 이해를 지도한다. 앞으로 웰빙태극권을 통해서 평범한 내 몸으로 태극권의 '점오(渐悟) 돈오(顿悟)'를 어떻게 생활 속에서 찾을 수 있는지 그 비법을 함께 공부하면서 지도할 예정이다.


※ 점오돈오(渐悟顿悟) 사전 해석

渐悟 [jiànwù] / 顿悟 [dùnwù] / 渐悟顿悟 [jiànwùdùnwù]

渐 [jiàn] 점점 점,적실 점. 점점, 차츰, 번지다, 스미다, 적시다

顿 [dùn] 조아릴 돈. 잠시 멈추다. 좀 쉬다, 즉시. 돌연히. 홀연히.

悟 [wù]깨달을 오. 깨닫다, 깨우쳐 주다, 눈 뜨다, 깨달음

渐悟 [jiànwù] 점차적으로 깨닫다.

顿悟 [dùnwù] 갑자기 깨닫다. (불교)불교의 참뜻을 문득 깨닫다.

[출처] 진가구 태극권학교의 칠판(1) - 점오돈오(渐悟顿悟)|작성자 Well Being Tai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