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dy Soma Movement

수련 Training/태극권

바른자세 타이치

soma-harmony 2022. 7. 13. 01:45
머리와 목의 올바른 정렬

 

머리와 목의 바른자세는 목어깨 및 머리의 통증을 경감하거나 예방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아무도 이러한 사실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바른자세를 실현하여 그 혜택을 얻어가는 사람은 드물다. 현대의 운동조절 이론에 따르면 새로운 움직임이나 자세가 각인 되는데는 많은 반복을 통해 프로그래밍이 되어야 한다. 단순히 올바르게 서있는 자세나 앉는 자세를 이론으로 익혔다고 해서 그것이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서있는 자세나 앉은 자세를 연습하는 것이 해결책은 아니다. 왜냐하면 오래 서있고 오래 앉아있는 것 자체가 우리의 척추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하나의 정적인 자세를 20분만 유지해도 척추의 정렬을 유지하기 위한 인대들이 느슨해지는 변성을 초래한다고 한다. 따라서 아무리 바른자세라 할지라도 서있거나 앉아있는 자세를 오래 유지하는 것은 좋지 않다.

 
타이치(태극권) 움직임 수련
움직임을 통한 바른자세의 훈련

그렇다면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인가? 앉아있는 시간을 줄이고 움직임을 통한 신체의 올바른 정렬을 훈련하는 것이다. 자세는 본래 정적인 자세(static posture)와 동적인 자세(dynamic posture)로 구분되며, 움직임은 바로 자세들의 연결인 동적인 자세이다. 타이치(태극권) 운동은 올바른 신체정렬을 유지하며 일정한 형을 반복적으로 학습하는 법을 통해 자세를 교정한다. 이것은 인지적 학습을 통해 뇌를 자극하는 방법으로 지속적으로 반복하게 되면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바른 움직임과 정렬을 구현할 수 있다. 태극권에서는 이를 입골(入骨)한다고 표현한다.

 
 
왼쪽부터 "양징보 - 진미명 - 태극권술(서적)"
머리와 목의 정렬을 위한 요결 - 허령정경(虛靈頂勁)

조금 더 각론을 살펴보자면 타이치(태극권)를 하는데 있어서 머리와 목의 정렬을 표현한 것이 "허령정경"이다. 이 내용은 태극권술십요(太極拳術十要)의 첫 번째 항목에 나오는 것으로 중요한 신체의 정렬로 여기고 있다. 태극권술십요는 양가태극권의 3대 장문인인 양징보(楊澄甫)가 구술로 제자인 진미명(陳微明)에게 전한 것으로 진미명이 쓴 태극권술에 소개되어 있다. 

頂勁者。頭容正直。神貫於頂也。
정경(頂勁)은 머리를 곧게 바로 세우고 정수리로 신(神)이 통하게 한다.

머리를 곧게 바로 세운다는 것은 위의 사진처럼 앞으로 머리가 나간 자세(거북목 자세)를 교정하는 것이다. 머리가 전방으로 돌출된 자세는 역학적으로 목 주변부 근육들의 과긴장을 가져와 통증의 원인이 된다. 따라서 머리의 정렬을 척추의 정렬에 맞추어 바로 세워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신(神)이 통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는 마지막 구절에서 살펴보도록 하자.

不可用力。用力則項强。氣血不能通流。
힘을 주며(긴장한 상태) 정경을 하지 말라.
힘을 줘서 하게 되면 목이 굳게 되고 기혈(氣血)이 흘러 유통되지 못한다.
과도한 턱 당김(chin tuck)

타이치(태극권)에서는 머리를 바르게 세우지만 과도하게 힘을 주며 하면 안된다고 한다. 허령정경은 정수리를 가볍고 허허롭게 위를 향해 들어올린다는 뜻으로 가볍게 턱을 몸쪽으로 당긴다. 태극권에서는 이를 수함(收頷)으로 표현하는데, 말그대로 턱(頷)을 들인다는 뜻이다.

이와 같은 개념으로 현대의 재활과 피트니스에서는 턱 당김(chin tuck) 테크닉을 사용하는데 종종 잘못된 형태가 바로 위의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과도하게 턱을 당기는 것이다. 이미 오래 전 타이치에서는 이렇게 되면 목이 굳게 되고 기혈의 유통이 막혀 좋지 않다고 하였다.

須有虛靈自然之意。非有虛靈頂勁。則精神不能提起也。
(정경을 할 때는) 힘을 주지 않고 자연스럽게 하는 의(意)가 있어야 한다.
이렇게 허령정경하지 않으면 정신(精神)을 제기(提起)할 수 없다.

타이치는 기본적으로 심신수련운동(mind-body exercise)이다. 신(神)이라는 것은 해(日)가 수평선 위아래로(ㅣ) 뜨고 지는 현상을 관찰(示)한다는 뜻으로 자연의 법칙에 따른 작용을 이야기 한다. 옛사람들은 일상에서 일어나는 자연계의 현상을 신(神)의 작용이라 보았다.

그렇다면 옛사람들은 소우주인 인간에게 있어서 신(神)의 작용을 무엇으로 보았는가? 바로 우리가 일상에서 하는 언행(言行, 말과 행동)이다. 우리가 사람들을 만나며 적절한 언행을 하지 않을 경우 스트레스가 발생하며 부정적 정서와 감정에 시달리게 된다. 타이치의 심신일원론 관점에서 허령정경은 적절한 언행(神의 작용)을 하기 위한 신체의 조건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신이 정수리로 통한다, 정신을 제기한다는 방식으로 표현하였다.

요컨대, 타이치(태극권)는 목과 어깨의 통증을 예방하는데 좋은 머리의 바른자세를 만들어 줄 뿐만 아니라 일상의 적절한 언행을 위한 신체의 조건을 갖추는데도 도움이 된다. 이것을 표현하는 요결은 바로 "허령정경"이다.

진가태극권 19대 장문인 - 진소왕
코어 및 견갑골 안정화를 위한 요결 - 함흉발배(含胸拔背)

척추의 자세를 바르게 한다는 것은 단순히 굽은 등을 편다는 의미 이상의 것이다. 척추의 부정렬은 요통과 목어깨 통증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이는 일상생활의 장애요소가 될 수 있다. 타이치(태극권)는 척추의 올바른 자세를 통해 만성 근골격계 통증을 예방하고 일상을 더 건강하게 영위할 수 있도록 한다.

타이치는 척추의 정렬을 위한 여러 요결들을 이야기 하는데 그 중 가장 중요한 내용으로 언급하는 것이 함흉발배(含胸拔背)이다. 함흉발배는 양가태극권 3대 장문인 양징보에 의해 정립된 태극권술십요의 2번째 항목으로 언급되었으며, 아래의 내용은 그의 제자인 진미명에 의해 기록으로 남은 것이다.

涵胸者。胸略內涵。使氣沉於丹田也。
함흉(涵胸)은 가슴을 살짝 옴폭하게 안으로 들이는 것으로, 기(氣)가 단전(丹田)으로 내려가게 한다.

많은 사람들이 가슴을 살짝 옴폭하게 안으로 들인다는 한자어를 보고 굽은 등(round shoulder)을 만드는 것이 함흉의 의미로 왜곡되어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인 해부학 지식이 있다면 함흉이 본래 중립척추(neutral spine)를 위한 기준임을 알 것이다.

 
scapular plane(35도)

인체의 견갑골(scapula)은 그림에서 처럼 전면을 향해 35도 정도 각도로 향해 있기 때문에, 측면에서 보았을 때 어깨가 앞으로 나와있는 것이 정상이다. 물론 지나치게 앞으로 나와있는 것은 굽은 등으로 분류할 수 있지만, 귀 바로 밑에 어깨가 위치해야 한다는 통념은 잘못된 것이다. 귀 바로 밑에 어깨가 위치하려면 인위적으로 가슴을 앞으로 내밀며 등을 펴야하는데 이는 코어의 안정성을 확보하는데 매우 좋지 않다.

복강내압(IAP,Intra-abdominal pressure)

현대 재활을 이끄는 물리치료사들의 연구에 따르면 적정한 복강내압(intra-abdominal pressure)를 형성하지 못하면 요추의 불안정성이 생기고 이는 가장 흔한 요통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함흉(含胸)'하지 못하고 가슴을 앞으로 내밀게 되면 위의 그림처럼 복압을 형성하는 신체의 조건을 형성하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가슴은 내미는 것이 아니라 살짝 옴폭하게 하는 것이며, 이러한 조건이 충족 되어야 코어의 안정성을 확립하는 복강내압을 형성할 수 있다. 옛사람들은 이것을 '기(氣)가 단전(丹田)에 내려간다'고 표현하였다. 단전은 몸통의 중심인 코어를 이야기 하며, 인체에서는 관절 간의 연결성 속에 기(氣)를 이야기 한다. 다시 말해 전신의 관절이 적절한 정렬 속에 연결되어야 기(氣)의 흐름에 막힘이 없는데, 부적절한 관절들 간의 정렬은 이러한 기(氣)의 흐름을 막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흉추와 요추의 적절한 관계는 '함흉'이라는 조건 속에 확립되며 이 때 비로소 양 관절간의 적절한 연결성이 생겨 기(氣)가 흐르며 복압을 형성하는 것이다.

胸忌挺出。挺出則氣擁胸際。上重下輕。脚跟易於浮起。
가슴은 밖으로 돌출되면 안된다. 밖으로 돌출되면 가슴부위에 기(氣)가 정체되고,
상체가 무거워 지며 하체는 가볍게 된다. 또한 발 뒤꿈치가 쉽게 바닥에서 뜨게 된다.

이처럼 다음 구절에서 가슴을 밖으로 돌출하게 되는 병폐를 이야기하고 있다. 가슴이 밖으로 나오게 되면 상체와 하체의 연결성을 상실하게 되고 이는 기(氣)가 상체에 정체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현대적으로는 운동사슬(kinetic chain)에서 누수(leakage)가 생긴 것을 옛사람들은 이와 같이 표현하였다.

拔背者。氣貼於背也。
발배(拔背)는 기(氣)가 등쪽으로 올라오게 한다.
能含胸。則自能拔背。
함흉(含胸) 할 수 있으면, 자연스럽게 발배(拔背) 할 수 있다.
能拔背。則能力由脊發。所向無敵也。
발배(拔背) 할 수 있으면, 능히 척추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어 무적(無敵)이 된다.

발배(拔背)는 함흉(含胸)과 짝이 되는 관계로, '함흉'이 되면 저절로 '발배'도 되는 것이다. '발배'는 보통 등을 벌린다고 해석을 하는데  이 부분은 해부학적 지식이 있으면 좀 더 명확한 개념으로 이해하기가 쉽다. 앞서 '함흉'은 중립척추를 위한 기준이 된다고 하였고, 이러한 조건을 맞춘 상태에서는 견갑골(scapula)이 늑골(ribs)과 밀착하기 유리한 조건이 된다. 견갑골이 늑골과 밀착한다는 뜻은 견갑골 안정화(scapula stabilization)를 이룰 수 있고, 이것이 '발배'의 목적이다.

전거근 펀치(Serratus punch)

이러한 개념은 현대 물리치료 재활에서도 많이 활용하는 것으로, 대표적인 운동 중에 하나가 전거근 펀치(serratus punch)이다. 이 재활운동은 견갑골이 늑골에 밀착할 수 있도록 하는 전통적인 견갑골 안정화 운동이다.

양가태극권 여봉사폐 中

타이치(태극권)에서는 견갑골 안정화를 만드는 '발배'의 정렬을 투로(form) 속에 정형화 된 형태로 훈련을 하도록 구성하였다. 타이치는 특정한 관절들의 조합방식으로 몸을 협응하여 움직이게 하여 '함흉발배'의 조건이 갖추어질 수 밖에 없도록 한다. 따라서 태극권의 형에 맞춰 반복적인 훈련을 하면 저절로 코어를 위한 복강내압을 형성하고 목과 어깨를 위한 견갑골 안정성을 증득할 수 있다.

 

 
 
무가태극권 5대 장문인 - 학소여
허리를 이완하는 것 - 송요(鬆腰)

타이치(태극권)에서는 척추의 바른자세를 위한 요결로 '송요'를 강조한다.
'송요(鬆腰)'는 태극권술십요의 3번째 항목으로 양징보의 제자인 진미명에 의해 다음과 같은 기록이 남아있다.

腰為一身之主宰。
허리는 몸 전체를 주재한다.

여기서 허리는 요골반 부위를 의미하며 신체의 중심부로 현대에서는 코어라 불리는 곳이다. 코어는 모든 사지 움직임의 출발점으로 많은 연구들에서 코어 안정성이 확보될 때 스포츠를 위한 팔다리 움직임에 영활함을 얻을 수 있다고 하였다. 따라서 허리가 몸 전체를 주재하며 움직임을 위한 근간이 된다고 볼 수 있다.

能鬆腰。然後兩足有力。下盤穩固。
송요(鬆腰)를 할 수 있게 되면 양발에 힘이 들어가고, 하체가 안정되고 견고해진다.
 

우선 허리를 이완한다는 '송요'의 의미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위의 그림처럼 척추기립근과 고관절 굴곡근을 과도하게 활성하는 경향성이 있다. 이것은 해부학적으로 골반의 앞기울임을 유발하고 허리를 신전하게(젖혀지게) 한다.

이것은 신경학적 경향성으로 체코의 의사인 얀다(Janda)에 의해 '하지교차증후군(lower crossed syndrome)'으로 보고된 바 있다. 
이러한 개념이 중요한 것은 실제로 요통과 하지의 근골격계 질환에 있어서 이 증후군을 벗어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허리를 이완하는 '송요'는 허리의 과긴장 되어 있는 척추기립근들이 이완된 위치로 오게 하는 것으로 중립척추를 형성하는 조건이 되며 요통과 하지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이처럼 '송요'를 통해 요추의 바른자세를 회복하게 되면 복압을 형성하여 코어 안정성을 확립할 수 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코어 안정성은 사지의 영활한 움직임을 위한 근간이 되기 때문에 '송요'를 할 수 있게 되면 몸통과 하지의 연결성이 좋아지는 것이다. 옛사람들은 이를 양발에 힘이 들어가고 하체가 안정되며 견고해진다 하였다.

虛實變化。皆由腰轉動。
허실(虛實) 변화는 허리를 회전하는 움직임에 있다.
 
 

하체는 '허실(虛實)'이 나뉘지 않으면 움직임을 행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우리가 걷기 위해서 지탱하는 다리는 '실(實)' 해야하고 움직이는 다리는 '허(虛)' 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이 교대로 양발에서 변화되어야 보행이 가능하다. 이러한 하체의 '허실(虛實)'은 고관절에서 움직임이 일어나고 허리는 중립척추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행해진다.

예를 들어 야구선수가 야구배트로 스윙을 할 때 발의 허실이 변화하며 회전 움직임은 고관절에서 주로 일어나야 한다. 고관절 보다 허리에서 더 많은 움직임이 일어나면 회전력이 떨어지고 요통의 위험성 또한 높다. 이는 야구 뿐만 아니라 모든 회전운동 스포츠 및 무술에도 적용이 된다. 옛사람은 허실 변화는 허리를 회전하는 움직임에 있다고 표현을 하였는데, 여기서 중요한 점은 허리 자체를 회전한다는 뜻이 아니다.

서있는 상태에서 하지는 닫힌운동사슬(close kinetic chain)로 움직임이 일어나는데 이 때 넙다리뼈(대퇴골)는 고정되어 있고 허리(요골반)가 움직이는 부위가 되기 때문에, 옛사람들은 마치 허리가 회전하는 형상과 같다고 표현을 한 것이다. 허리(요골반) 전체가 통으로 고관절의 움직임에 의해 따라오는 것이지 요추자체의 회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이 부분을 많은 사람들이 오해를 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이 단락은 '송요'를 이룬 상태에서 실제 기능하는 바를 다룬 것이라 볼 수 있다.

故曰命意源頭在腰隙。有不得力。必於腰腿求之也。
왕종악(王宗岳)의 13세가(十三勢歌)에서 말하길, 명의(命意)의 근원은 허리에 있다고 하였다.
따라서 득력(得力) 하지 못했다면 허리와 다리에서 반드시 구해야한다.

타이치(태극권)에서 '득력(得力)'한다는 것은 신체를 연결하는 기능적인 힘을 얻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근간은 코어안정성에 있으므로 '송요'를 통해 중립척추를 형성하여 그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따라서 옛사람들은 기능적인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에(득력하지 못한 경우) 허리와 다리(코어)에서 반드시 구해야 한다고 하였다.
*요골반 고관절 복합체(LPHC, lumbo-pelvic-hip complex)를 광범위한 코어의 해부학적 위치로 보기도 한다.

 

 
왕배생 노사
상지의 기능을 살리는 '침견추주(沈肩墜肘)'

태극권(타이치)에서 기능적인 상지를 위한 대표적인 요결은 '침견추주'이다.
침견추주는 '침견'과 '추주'로 2가지가 합쳐진 것인데, 다음과 같다.

沈肩者。肩鬆開下垂也。
침견(沈肩)은 어깨를 이완하여 아래로 드리우는 것이다.

'침견'은 말 그대로 어깨를 이완하여 아래로 드리우는 것인데, 견갑골(날개뼈)을 하강 시킨다는 뜻은 아니다.
원문을 잘못 해석하는 경우 어깨를 무조건적으로 내린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서 '침견'은 어깨를 관절의 중심위치(centration)에 놓는 것이다.
관절의 중심위치는 관절의 최적움직임을 위한 조건이 되기 때문에 재활과 퍼포먼스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若不能鬆垂。兩肩端起。則氣亦隨之而上。全身皆不得力矣。
어깨를 이완하여 아래로 드리우지 못하면, 어깨가 들리게 되고
기(氣)는 이를 따라서 위로 올라가게 되며, 전신에 힘을 얻을 수 없다.

'침견'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주로 어깨가 위로 올라가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흔한 예로 팔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리라고 하면 어깨와 귀 사이의 공간이 좁아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상부승모근(upper trap), 견갑거근(levator scapulae)과 같은 근육들의 과긴장 때문이다.
이처럼 목과 어깨 등 상부 근육들에 긴장이 많아진 것을 '기(氣)가 올라갔다'고 표현하였다.

재활에서는 움직임 평가를 통해 '침견'이 되지 않는 것이 주요한 어깨 및 상지통증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침견'이 되지 않는 것은 단순히 상지의 문제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신체의 자세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직립자세(upright posture)를 만들기 위한 척추안정화 근육들의 반사적 활성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를 두고 '전신에 힘을 얻을 수 없다'고 하였다.

墜肘者。肘往下鬆墜之意。
추주(墜肘)는 팔꿈치를 이완하여 아래로 내리는 뜻을 갖는 것이다.

반면 '추주'는 팔꿈치를 이완하여 아래로 내리는 것인데, '침견'과 짝이 되는 것이다.
'침견'하지 않으면 '추주'할 수 없고, '추주'하지 않으면 '침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깨 및 상지통증을 위한 재활운동에서 견갑골 안정화를 위해
부드럽게 팔꿈치를 살짝 굽히는 것(일명 soft elbow)이 '추주'의 뜻과 일맥상통한다.

肘若懸起。則肩不能沈。放人不遠。近於外家之斷勁矣。
팔꿈치가 들리면, 어깨가 가라앉지 못하고 들리게 되어, 상대를 멀리 보낼 수 없다.
이는 경(勁)이 단절된 외가권의 방식에 가깝다.

'추주'가 되지 않으면 견갑골의 안정화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오로지 팔의 힘에만 의존하게 된다.
따라서 '추주'가 되지 않은 사람은 태극권에서 상대를 튕기거나 쉽게 다룰 수 없다.
힘을 쓰게 되더라도 전신을 연결하는 힘인 '경(勁)' 아니라 단절된 힘(졸력)에 의존하게 될 것이다.

태극권(타이치)의 '침견추주'는 전신의 연결을 위한 상지에 있어서 핵심요결이다.
이는 단순히 무술적인 부분에서만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통증없는 어깨와 상지 그리고 더 나은 퍼포먼스를 위한 전제조건이다.

 

기능적인 하체를 위한 '분허실(分虛實)'
太極拳術以分虛實為第一義。
태극권에서 허실(虛實)을 나누는 것은 가장 중요한 일이다.

양가태극권은 하체의 '허실(虛實)'을 훈련할 수 있는 아주 좋은 태극권 투로(형)이다.
진미명 선생님의 기록처럼 태극권에서는 '허실'을 나누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우선 '허실'은 무엇을 말하는가?

如全身皆坐在右腿。則右腿為實。左腿為虛。
체중이 오른다리에 있다면, 오른다리는 실(實)하고 왼다리는 허(虛)하다.

全身坐在左腿。則左腿為實。右腿為虛。
체중이 왼다리에 있다면, 왼다리는 실(實)하고 오른다리는 허(虛)하다.

우선 체중이 실려있는 다리가 '실(實)'이고, 체중이 실려있지 않은 다리가 '허(虛)'임을 알 수 있다.
태극권은 요가와 다르게 끊임없이 동작이 이어지며 멈춤이 없다.
따라서 '허실(虛實)'의 변환이 동작 중에 반복적으로 일어나게 된다.

태극권에서 '분허실(分虛實)'은 동작 중에 허실을 분명히 하라는 것으로,
단순히 양발 사이의 체중을 옮겨 실으라는 것이 아니다.
하체의 기능적 움직임인 '붕리제안'을 분명히 하라는 뜻이다.
'붕리제안'을 분명히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체중이 옮겨 실어진다.

태극권에서는 <고관절-무릎-발목>의 3관절에서 일어나는 굴신의 움직임 패턴을
<붕,리,제,안>으로 표현을 하며 하체의 '운기(運氣)'를 훈련한다.
다시 말해, 하지가 갖고 있는 선천적인 능력(기능)을 일깨우는 방법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훈련을 하면 무엇이 좋은가?

虛實能分。而後轉動輕靈。毫不費力。
허실(虛實)을 능히 나눌 수 있게되면
움직임이 가볍고 영활해지며 터럭만큼의 힘도 소비되지 않는다.

如不能分。則邁步重滯。自立不穩。而易為人所牽動。
허실(虛實)을 나누지 못하면 걸음이 무겁고 느려지며,
자세가 불안정하게 되고 상대가 나의 중심을 무너뜨리기 쉬워진다.

태극권 훈련을 통해 하체의 기능을 살리는 '분허실(分虛實)' 훈련은 더 나은 자세와 움직임을 위한 초석이 된다.
인간이 직립보행을 하는 특징을 갖고 있는 만큼 하체의 움직임은 보행과 중심이동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태극권 수련은 이러한 하체의 기능이 본래 설계된 바 그대로 살아나게 하는 특징이 있다.

우리의 경험으로는 현대의 기능성 트레이닝에서 강조하는 '스쿼트, 런지, 데드리프트'도 하체의 기능을 일깨우지만
다양한 상황과 조건에 따른 하체의 기능을 상체와 연결해서 64개의 변화로 접근하는 태극권만큼 섬세하지는 못하다.
기본적인 스쿼트, 런지, 데드리프트는 쉽고 빠르게 익힐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이것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다음 단계로 태극권 수련을 통해 새로운 영역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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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준의 몸마음연구소 : 네이버 블로그

대한라이프스타일운동학회장 & 몸마음연구소장 Physio therapist : 운동하는 물리치료사 Clinical psychologist : 임상심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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