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거나 숨기기 위해 온 힘을 사용하여 전 생애를 보낸다. 그러나 자신의 약점을 포기해 버리면 거기에 천재성으로 가는 통로가 놓여 있다.” -Moshe Feldenkrais
신체의 움직임과 정서
김득란(강릉대학교 유아교육학과)
1. 서론
유기체는 끊임없이 움직인다. 꼼짝 않고 있는 사람도 움직임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맥박이 띄고, 숨을 쉬는 움직임은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관찰이 어려운 신체의 움직임에서부터 앉고, 서고, 팔짱끼는 등의 자세적 움직임, 그리고 걷고, 뛰고, 춤추는 것에 이루는 아주 복잡한 움직임까지 유기체는 움직임의 연속선상에서 자신이 살아있음을 입증한다.
움직임 그 자체는 우리의 삶이다. 그러나, 즐겁고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즉, 편안하게 숨쉬고, 피곤하지 않게 앉아있고, 가볍게 걸을 수 있고, 유연하게 몸을 놀리는 등의 움직임의 질적 문제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가 될 수 있다. 특히, 신경계 및 근골격계의 문제를 가진 사람들은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는 것 자체가 평생의 과제이다.
인간 유아는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움직이는 것 자체를 즐기는 듯하다. 그러한 유아가 어느 정도 성장하고 나면 움직임의 즐거움을 느끼는 대신에 목적 달성에 맞는 행위만 한다. 성인이 된 많은 사람들은 제한된 움직임에 만족하고 그 이상 어떻게 더 만족스럽게 움직일 수 있는 가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대신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 혹은 근육을 단련시키기 위해 운동을 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무리하게 운동을 하고, 잘못된 자세로 불편함을 경험하며, 잦은 사고 및 만성적인 근골격계의 장애를 갖고 있다. 심리학의 궁극적인 목적이 인간으로 하여금 자신이 속한 환경 속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만족스럽고 행복하게 실현시켜 나갈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볼 때, 신체를 효율적으로 움직이는데 방해가 되는 요인들을 규명하여 제거하고, 보다 건강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또 하나의 중요한 연구과제가 될 수 있다.
최근 신체와 마음의 관계에 대한 연구들에 의하면 인간의 몸과 마음은 별개의 것이 아니라 상호 의존적이며 상호 연결되어 있다는 입장이 강하다(e.g., Ginsburg, 1999). 흔히 우리는 정신적인 곤란을 경험하면 정신치료자나 상담 전문가를 찾고. 신체적인 문제가 생기면 의사를 찾는다. 그러나 심신 일원론적인 입장에서는 마음을 다루는 전문가는 사람들의 신체를 고려하여야 하고, 신체의 질병을 치료하는 사람들은 인간의 정서를 무시하면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하며 여러 가지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Strauch, 1987; 1988).
몸과 마음이 단순히 분리된 존재가 아닌 것처럼 신체의 움직임도 단순한 신체 생리적인 현상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신체를 움직인다고 할 때 사지의 한 부분 혹은 그 이상의 조합의 움직임을 생각한다. Magill(1998)도 움직임을 특정 사지의 하나 혹은 그 이상의 조합에 의한 행동특성과 사지의 움직임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일찍이 Bernstein(1967)은 움직임을 협응에 의해 정의하였다. 즉, 움직임이란 신체부분들의 협조적 상호작용이고 통합된 결과를 산출하는 과정이라고 하였다. Thelen(1995)도 움직임이란 중추신경계의 산물일 뿐 만 아니라 신체의 생명 공학적이고 에너지 적인 특성, 환경적지지, 특정 과제에 대한 특정 요구의 산물이기도 하다고 밝히고 있다. 본 연구에서도 움직임을 특정 요구에 대한 조직적이고 조합적인 신체의 반응으로서 규정한다. 이렇게 볼 때 신체 움직임을 해부학적, 신체학적, 의사소통적, 문화적, 상호작용적, 병리학적, 상징적으로 다 검토해야 된다는 문제가 따른다.
이러한 움직임의 측면들과 공통적으로 관련되어 작용하는 주된 심리적 현상 중 하나가 정서라고 할 수 있다. 정서적 스트레스가 정신적, 신체적인 건강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스트레스와 관련된 문제들은 행동문제, 심혈관계 장애, 면역질환 등 다양하며,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하자면 근골격계의 문제가 있다. 근골격계의 장애는 정서적 스트레스와 관련하여 발생할 수 있는 만성적 질환의 하나이면서 신체 움직임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그런데도 근골격계의 장애는 이제까지 건강심리학자들의 관심을 크게 끌지 못한 것 같다.
본 연구에서는 인간에 대한 이해의 초점을 신체의 움직임에 맞추고, 특히 정서와의 상호관련성을 다루어 인간의 건강문제 해결 방식에 새로운 조망을 제시하고자 한다. 물론 신체의 움직임은 정서 뿐 아니라 인지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건강과 관련 시켜 다루기 위해 정서와의 관련성만 제한시켜 다룰 것이다. 국내에는 아직 신체의 움직임과 정서의 관련성을 연구한 바가 없기 때문에 연구의 의의가 크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정서와 관련된 대부분의 연구들이 정서경험으로서 신체에 무슨 변화가 발생하는 가에 집중되어 있고, 신체 움직임의 기능적 측면에는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특히, 질병과 관련시켜 지속적인 신체 움직임의 영향을 다룬 연구는 찾아볼 수 없다.
연구 수행을 위해 첫째, 움직임의 발달과 학습과정에서 발생하는 정서경험과 그 영향을 살피고, 둘째, 그러한 발달과정에서 습관의 형성과 유지에 대하여 다룰 것이다. 셋째, 신체의 움직임은 그 자체로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나 본 연구에서는 움직임의 역동적 진행 과정에서 정서의 역할과 상호관련성을 살펴보는 것이 핵심적인 목적이다. 따라서, 신체의 움직임이 어떻게 정서 경험에 영향을 주고, 또 정서가 신체의 움직임에 어떤 영향을 주는 지를 살펴 이 둘 사이의 상호 관련성을 전개시켜 나갈 것이다. 넷째, 신체 움직임을 통해 인간을 이해하고 치료하는 움직임 치료 기법들을 살필 것이다. 신체 움직임의 향상이 어떤 방식으로 정서적 문제의 해결을 도울 수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으면 신체 움직임과 정서와의 관련성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근골격계의 증상을 예방하고 교육하는 움직임 교육 방법들에 대하여도 살펴볼 것이다.
2. 움직임 발달과 정서
동물은 출생 시에 신경계의 발달이 거의 완성되어 있어 출생 후 곧 완벽하게 움직이거나 혹은 짧은 시간 내에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획득한다. 그러나 인간 유아는 신경계가 아주 미성숙한 수준에서 태어난다. 인간 유아는 아주 초보적인 반사적 움직임 외에는 스스로 움직일 수 없다. 유아는 중력에 대하여 자신을 적응시키기 위해, 머리를 움직이고 들어올리고, 몸을 뒤집고, 팔을 뻗고, 앉고, 그리고 서는 것 등 모든 움직임을 개인의 긴 발달 과정을 통하여 습득해야만 한다.
생명체의 유아기가 길면 길수록 적응능력이나 학습능력 또한 커지게 마련이다. Feldenkrais(1949)는 자신이 직접 관찰을 통해 유아들의 대단한 학습 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신경계의 발달과 함께 인지, 정서의 능력 또한 서로 맛 물려져서 향상되기 때문에 학습능력은 더욱 더 커진다고 보았다. Feldenkrais(1972)는 사고와 느낌을 다루는 뇌의 구조가 운동 피질과 매우 인접해있고, 뇌 섬유가 주변 섬유를 확산시키고 혼란시키는 경향 때문에 운동 피질의 급격한 변화는 사고와 느낌에 같은 효과를 줄 것이라는 견해를 취한다. 신체의 움직임을 연구하는 다른 학자들도 신체 움직임이 개인의 인지, 정서, 사고와 밀접히 관련되어 있음을 밝히고 있다(김유미, 1998 ; 황순각, 2000).
이렇게 움직임 발달에서 인간과 동물이 차이를 보이는 중요한 점은 바로 인간이 신체 움직임을 통해 신경계를 활성화시켜 신체를 학습도구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바로 이러한 차이 때문에 인간의 경우 학습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의 특성이 어떤 가에 따라 신경계의 발달에 개인차가 클 수밖에 없고, 정서적 요인 또한 이 학습과정에서 상당한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다.
개인은 환경과의 상호작용에서 근육의 움직임, 동공의 반응, 삼키기, 장의 분비 등이 새로운 자극들 - 촉각, 후각, 청각, 시각- 과 연합되어 조건 반응들을 습득한다. 이러한 조건형성 과정에서 자극-반응 쌍의 습득 뿐 아니라 괘, 불쾌의 반응도 함께 연합된다. 타고난 반응, 즉, 무조건적 반응은 피질의 출현을 요구하지 않지만 조건 반응은 피질의 출현을 요하는데 이것이 후에 다시 다루어질 것이지만 습관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여하튼 조건반응은 무조건 반응과 같이 여러 생리, 근육신경 및 골격의 변화를 수반할 것이다.
또한 언어사용 이전의 유아는 기쁨, 두려움, 분노, 좌절과 같은 일차적 정서를 신체의 움직임으로 표현한다. 이런 과정에서 아동은 어른과의 접촉을 통하여 분노나 두려움과 같은 어떤 정서적 신체 표현은 금지시키고, 어떤 특정 정서표현 양식은 격려 받는다. 이렇게 사회화 과정을 통해 아동이 자연스러운 정서적 움직임을 표현하는 것은 억제되거나 가식적인 표현으로 대치될 수 있다
LaFrance 와 Mayo(1978)도 사회화 과정이 아동의 자연스런 정서표현을 제한시키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즉, 초기의 아동은 정서표현의 분화가 덜 되었지만 환경에 대단한 에너지를 가지고 반응한다. 2세가 된 아동은 거의 수십 개의 서로 다른 정서를 구분하여 의사소통 할 수 있으며, 자신감 있는 움직임의 양상은 흔히 크고, 확장적이다. 그러나, 점차 성장하면서 신체 움직임은 점차 환경에 의해 수정되어진다. 아동들이 교사에게 질문을 받았을 때 “손드는 반응”이 어떻게 달라지는 가를 Galloway의 연구에서 잘 볼 수 있다,
1학년 아동들은 거의 앉아 있지 못하고 교사에게 온몸으로 손을 흔든다. 들려진 팔은 교사가 보지 못할까봐 뻗어 젖히고, 돌리고, 흔든다. 2년 후에는 큰 변화 일어나서 이제 아동은 다른 손으로 팔꿈치를 받치고 팔을 든다. 행위 하는데 필요한 에너지가 사라져 버린다. 5학년이 된 아동들은 손드는 행동이 아주 드물게 나타나고, 손을 들더라도 들려진 손은 모든 근육 긴장을 잃어버린 듯 머리 위에 전적으로 놓여지게 된다. 그래서 그 아동이 손을 들었는지 우연히 손이 거기에 있는지 구분하기 곤란하다(LaFrance & Mayo, 1978 재인용, p.140).
이와 같이 아동은 신경계의 잠재적 능력을 완전히 발달시키는 것보다도 사회에 자신을 적응시키기 위해 말하고, 걷고, 반응하는 방식을 학습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균적 행동을 하게 되고, 다른 잠재력 중 어떤 것은 상대적으로 미발달된 체 있을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아동은 신체 움직임에 대한 놀라운 학습 능력을 갖추고 태어났는데도 환경에 자기 자신을 맞추는 과정에서 학습할 수 있는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만다.
한편 자신의 능력 밖의 것을 성취해야 할 때 잘못된 자세, 행동이 일어나며, 긴장상황에서 자신의 몸을 불필요하게 위축시키거나 긴장시킨다. 만일 어떤 반응이 잘못된 것이라면 아동은 어떤 반응이 옳은지를 배울 기회가 없는 체 은폐시키는 것을 배운다. 즉, 나약함을 위장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앞에서 숨을 멈춘다던가, 몸의 이곳 저곳을 경직시킨다던가, 입이나 눈썹을 찌푸리던 가 한다. 이러한 긴장과 불안의 경험과 그에 대응하는 신체의 움직임의 개인 역사는 뇌피질 안에 기록되어 생의 여러 상황에서 다른 반응의 선택을 학습할 기회나 가능성을 제한시킬 수 있다(Feldenkrais, 1985). 정서적으로 위축된 아동이 환경탐색을 적극적으로 할 수 없으며, 움직임의 제한 또한 인지 발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것이다. 최근 두뇌체조라고 알려져 있는 교근육 운동도 아동의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제거하고 학습자의 타고난 신체 에너지를 활용하게 하면 신체가 최적의 상태에서 기능할 수 있다는 입장을 가진다(김유미, 1999).
지금까지 아동기의 사회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반적인 문제들을 중심으로 다루어 보았다. 그러나 환경에 의존적일 수밖에 없는 아동들이 돌보는 이와의 관계에서 받은 정서적 경험은 보다 지속적이고 특별한 양상으로 신체움직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언어사용 이전의 경험은 신체에 지속적으로 머무를 수 있다는 입장은 Freud와 대상관계 이론가들의 주장이었다. Freud는 정서적 억압이 신체 근육의 억제를 가져오는 전환 신경증의 사례를 보고하고 있고, 대상관계 이론가들은 모성 박탈 및 거부, 지지의 부재가 자세 불안정성을 가져오거나 이에 대한 방어로서 다리와 무릎 근육의 경직성을 초래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험적 연구에서도 그러한 입장이 지지되고 있다(Kaufman, 1991). Kaufman은 아동기의 관계 결핍은 자세 불안정을 초래하기 쉬어, 넘어지려는 경향이나 넘어지는데 대한 대비 자세로 나타낼 것이라고 보고 연구를 수행하였다. 그 결과 대상상실이 현기증과 넘어질 것 같은 느낌과 관련되거나, 그러한 불안에 대한 방어로서의 긴장과 경직성, 혹은 상해와 통증과도 관련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초기의 외상적 경험과 근골격계의 움직임의 관련성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정서적으로 외상적인 경험은 경험을 발생한 그대로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가로막는다. 따라서, 이 경험은 시간이 경과하여도 처리되지 못한 느낌으로 남는다. 이것을 의식으로 떠올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다른 느낌마저 제한시키려는 경향이 있다. 정서적으로 외상을 입은 사람들은 그것을 반복하여 느끼지 않으려고 하며 느낌 그 자체를 파괴하려는 경향이 있다. 외상을 경험할 때의 느낌을 차단하기 위해 사용된 과도한 긴장은 만성적으로 되어 비효율적이고 비조직화된 동작, 만성적 통증을 일으키며 심지어는 사고를 당하기 쉽기까지도 하다(Strauch, 1987). 즉, 처리되지 못한 느낌을 피하고, 그 느낌과 연합된 동작이나 골격적인 움직임을 피한다. 그 한 예가 성적 느낌을 차단하기 위해 골반을 꽉 죈다던가, 이를 꽉 다문다든 가 하는 것이 있다.
3. 습관의 형성과 유지
Feldenkrais는 유아들이 짧은 기간동안 변화를 향해 놀라울 정도로 학습해 나갔지만 이 아이들이 16, 7 세가 되어 평균적 인간이 기본적으로 인생에서 다룰 수 있는 것을 획득하면 학습을 멈추어 버리고 마는 것에 관심을 두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어떤 특정 연령이 되면 서있는 모습, 숨쉬는 것, 움직이는 것, 다른 사람과 관계하는 양상, 타인에 대한 정서적 반응, 서로 다른 상황을 다루는 능력들이 제한되고 고정되고 말아 버리는 것이었다. 여기에 인간 학습의 한계 및 함정이 있다.
즉 인간은 습관에 빠지기 쉽다는 점이다. 동물에게도 조건반사가 나타나지만 동물의 경우는 자극 제시의 순서나 시간 간격이 어떠한 가에 따라 자극 조건형성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인간의 경우는 지연된 보상이나, 보상의 기대만으로도 습관이 형성된다. 이것이 조건반사와 습관의 차이라고 Feldenkrais(1949)는 지적한다. 그는 또한 처벌의 위협이나 보상의 약속은 그것이 정서적 스트레스 하에서 주어지면 아동의 미래 행동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준다고 지적한다. 인간의 몸은 환경에 대한 조건화된 근육양상으로 촉진된 신경통로가 형성되는데 이 양상은 습관적으로 되어 정서적 성향을 고정시키고, 따라서 개인의 특성이 된다(Feldenkrais, 1949).
아마 어렸을 때 어른들이 아동의 잘못된 자세를 발견하고 꾸짖거나 고쳐주려고 시도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교정적 노력이 대부분 실패로 끝난다. 왜냐하면 부모 스스로도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부모나 아이가 학습과정 보다는 보여지는 결과를 강조하다보면 남에게 보여지기 위한 위장술만을 배우게 된다. 비교적 교정이 만족스럽게 되었다 하더라도 스트레스 상황하에서 습관적인 움직임 양상이 강박적으로 출현한다. LaFrance와 Mayo(1978)도 스트레스 하에서 사람들은 환경에 대해 덜 자각하게 되고 더 자기 몰입적(self-absorbed)이 되는데 특히, 강하고 지속적인 스트레스 하에서는 개인의 독특한 비언어적 행동이 보다 더 분명해 진다고 기술하고 있다.
정서적 반응이 습관적인 움직임으로 고정되는 가까운 예를 들어보면 호흡을 들 수 있다. 호흡이 정서상태와 밀접히 관련된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는 바이다. 불안하거나 공포의 순간에 우리의 호흡은 거칠거나 얕아지거나, 멈추거나 혹은 빨라진다. 어린 아기의 경우, 자극에 대해 몸 전체가 재빨리 반응하고, 다시 자신의 정상적 호흡으로 돌아온다. 이렇게 신경계는 선천적으로는 지능적이어서 어떻게 호흡이 방해받지 않는지 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이러한 탄력성은 감소하여 스트레스 상황에서 변화된 호흡이 정상적인 리듬을 찾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거나, 혹은 외부의 정서적 사건과 관계없이 자신의 습관적 호흡방식을 계속 유지하게 된다.
또 다른 예를 말더듬이 환자들에게서 살필 수 있다. 말더듬는 증상은 정서적 외상의 영향을 받아서 신체의 특정 부분에 형성된 긴장으로 말을 더듬는다고 보는데, 이 들은 더 이상 긴장이 없는 상황에서도 말을 더듬게 되고, 이것은 긴장을 다시 일으키고 말을 더듬는 것을 반복시킨다고 한다(Gilman & Yaruss, 2000).
Rolf(Gilman & Yaruss, 2000 재인용)는 일시적인 공포, 슬픔이나 분노를 경험한 사람은 몸으로 특정 정서에 대해 반응하여 이 때 형성된 근육의 배열이 지속적으로 습관적 양상을 형성할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신체적 태도는 불변하고, 수의적으로 되며, 이러나 신체적 반응의 형성은 정서적 양상을 수립하는 악순환을 그린다고 부연하고 있다. Todd(1998)도 많은 일차적 정서에 수반된 신체적 긴장은 그것인 에너지로 분출되지 않을 때는 근육 속에 머물러 자세의 메너리즘이나 “정서적 갖춤 상태”에 빠지게 되고, 이것이 습관이 되어 무의식적으로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편안한 상태에서는 눈에 덜 띠나 정서적 긴장과 비례하여 증가하며 자동적으로 뼈의 어떤 부분을 조이고 다른 부분은 이완시키곤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지렛대의 길이의 변화는 정상적인 동작의 리듬을 깨뜨린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서적인 곤란은 호흡을 비롯하여 몸 전체의 자연스런 움직임을 가로막게 된다.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으로서의 신체 태도가 습관적으로 형성되는 것도 있지만 스트레스와 관련 없이 의존적인 성장환경이 습관을 형성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Feldenkrais(1981)는 주장하고 있다. 즉, 개인의 환경에 대한 의존정도에 따라 사고와 행위의 습관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오히려 잘 보호된 환경 속에서 개인의 행동은 유연성이 거의 없고, 틀에 박히고, 보수적인 인생태도를 갖고, 급격하게 변화는 정서적 스트레스에 대하여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견해이다.
수년간 수없이 반복된 행위 즉, 습관은 근육은 물론이고 뼈까지도 형성시킨다. Feldenkrais(1949)는 출생 후 오래 지나서 발생한 신체적 결함은 주로 우리가 그 부분에 부여한 활동의 결과로 보고있다. 그는 잘못 서거나 잘못 걷는 것이 평발을 만들기 때문에 고쳐야 될 것은 발이 아니라 서거나 걷는 방식이 수정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일단 습관이 형성되고 나면 그것을 바꾸기란 무척 어렵고, 스스로는 옳다고 느끼기까지 한다. 습관은 다른 사람들의 비평에 대하여 면역이 되고 하나의 느낌이 되면서 확고해 진다. 등과 목 그리고 다리, 팔, 횡경막, 심장, 그리고 얼굴 및 성적 기관들은 딱딱함과 긴장, 근육의 고통과 결함 속에 출생부터 지금까지의 한 개인의 역사는 완전히 드러난다. 즉, 습관 속에 갇힌 신체가 곧 우리 자신인 것이다.
Bertherat의 'The body has its reason' 중 서론 부분에서도 신체는 우리의 지능, 느낌, 그리고 영혼까지도 담고 있는 집으로 비유한다.
“바로 이 순간에 당신이 어디에 있건 당신의 이름을 가진 하나의 집이 있다. 당신은 유일한 주인이지만 아주 오래 전에 그 열쇠를 잃어버렸다. 당신은 집 바깥에 머무르고 있다; 당신은 속임수에만 친숙할 따름이다. 그 속에 살지 않는다. 그 집은 당신이 가장 깊숙한 곳에 묻어 놓은 억압된 기억의 은신처가 바로 당신의 몸인 것이다”(p. ix).
4. 정서경험과 신체 움직임의 상호관련성
내적 혹은 외적인 자극은 정서적 흥분을 일으킨다. 정서적 흥분 혹은 정서적 느낌은 몸 전체를 통하여 신경근육 기관의 변화를 포함하는 아주 복잡한 정신적 근육적 사건이다. 따라서 우리가 어떤 느낌을 느낀다고 할 때는 단순히 머릿속에서만 일어나는 사건이 아니고 신체의 신경근육활동의 결과로서 느껴지는 것이다. Todd(1997)는 느낌에 의해 지지되는 모든 생각에 대하여는 근육변화가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그러기에 인간의 신체는 감정적 사고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근육활동은 음악을 증폭시키는 스테레오 시스템과 같은 방식으로 정서를 증폭시키며 우리는 이 신경 근육적인 증폭을 통하여 정서를 경험한다(Strauch, 1987). 느낌이란 바로 이 신체의 감각을 해석한 결과이다. 따라서 느낌이란 정신 신체적인 사상(event)으로서 정신적 차원과 신체적 차원을 함께 포함할 수밖에 없다.
정서경험에 따른 신경근육계의 흥분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양상을 보이나, 느낌을 충분히 경험하지 않으면 느낌의 완성은 차단되고 근육긴장은 계속해서 남는다. 만일 동물이나 원시인처럼 공포나 분노의 상황에서 도망가거나 싸우는 것으로 해결한다면 이러한 근육긴장의 잔여는 없을 것이다. 불행히도 문명인인 인간은 신체적 표현을 통해 모든 정서적 추동을 발산해 버릴 수 없어서 근육 긴장은 계속된다(Todd, 1997). 이 완성되지 못한 느낌의 잔재인 근육긴장이 다시 불안의 주관적 경험을 증가시킨다(Jacobson, 1929; Feldenkrais, 1949). Feldenkrais는 불안 상태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신체변화를 다음과 같이 자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불안상태에서는 신근 억제가 가장 현저하다. 정서적 곤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완전한 확장을 할 수 없는 것 같이 보인다. 만성적 불안은 반중력 근육을 억제하여 사실상 정상적인 근육긴장이 결핍된 신근을 가진 태도를 이끈다. 그러한 경우의 사람은 위장에 아주 불쾌한 감각을 의식적으로 조절하려고 할 것이다. 전실(vestibular) 흥분이 심장과 횡경막 영역과 함께 밀접하게 관련되어 숨을 멈추고 굴근 수축이 이들 불유쾌한 반응을 진압한다. 지속적인 경우 이러한 양상은 기립의 몸가짐의 반사로 통합되어 몸가짐이 더 이상 완전히 기립되지 않는다. 서있는 것이 이제는 중력의 중심이 가장 높은 자세일 때에도 불필요한 근육 긴장과 함께 유지된다. 경추와 요추의 곡선은 과장되고 반중력 근육에서의 근육긴장 결핍이 특히 어깨-목 관절에서 , 그리고 엉덩이-골반 영역에서 일어나 중력의 중심을 앞으로 이동시킬 것이다. 발가락은 따라서 보다 더 많은 무게를 운반하게 된다. 발가락은 강하게 수축하여 구부려지고 죄어질 것이다(1949, p. 103).
이러한 Feldenkrais의 불안상태에 대한 신체기술은 불안이 어떤 특정 신체부위만이 아니라 몸 전체의 반중력적 적응 즉, 균형과 움직임의 질에 전반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정리된다.
또한 정서적 부적절성의 지각한 사람은 은폐의 몸 동작을 연출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말할 때 입을 만지거나 가리는 행위는 자신의 감정을 억압하거나 부정하는 것과 관련될 수 있으며, 우울증 환자들의 동작에서 시선 내려뜨리기나 피하기, 고개나 입을 떨구기 등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자기 은폐의 양상 또한 반중력적 움직임의 장애이다. 가장 극단적인 경우는 정신분열증의 한 형태로 구분되는 긴장형 타입(catatonia)에서 볼 수 있는데 이는 지속적인 신체움직임 정지로 사회적 철퇴를 신호하는 몸짓이다.
심리학 분야에서는 정서에 따르는 이러한 신체상태의 변화는 비언어적 행동으로서 그 동안 많이 연구되어졌다. 그러나 이들 연구들은 각각의 부분적 행위들에만 초점을 맞추어 인간 몸 전체의 움직임의 양상과 질에 대하여는 고려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분노에 따르는 비언어적 행동으로 이를 꽉 다문다든 지, 손을 꽉 쥔다든지 하는 부분적 움직임을 분노 정서와 관련시켜 연구를 하지만 꽉 다문 입이 목과 척추 및 두뇌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꽉 쥔 손이 어깨와 목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주는 지는 심리학자들의 연구영역은 아니었다.
그러나 우리 신체가 서로 다른 수준과 종류의 움직임이 계속적으로 연주되는 하나의 교향악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불안한 사람은 온몸으로 즉, 호흡, 자세, 척추, 관절들이 함께 협연하여 ‘불안의 움직임’이라는 곡을 연주한다. 우리 몸에 분출되지 못한 에너지 잔재들은 어떤 자극의 신호를 받아서도 정서적 감정을 증폭시킨다.
표정과 자세 등 비언어적 행동에 관한 연구에서도 정서적 행동이 그 행동과 일치하는 느낌으로 변화시킨다는 사실을 보여준다(Duclos, Laird, Schneider, Sexter, Stern, & Lighten, 1989 ; Flack, Laird, & Cavallard, 1999). 이들 연구들은 피험자들에게 각각의 정서에 해당하는 얼굴 표정을 유도하면 특정정서의 느낌을 증가시켰으며, 마찬가지로 자세를 유도했을 때도 해당 정서의 경험을 일으킨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또한 표정과 자세가 합쳐졌을 때는 그 효과가 더 증가하였다. 이 연구들은 습관적인 얼굴 표정이나 자세가 어떤 특정 정서를 지속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Rolf도 일시적인 공포, 슬픔이나 분노를 경험하는 사람은 자신의 몸을 세상이 특정 정서가 외부로 나타낸 것으로서 인식하는 태도를 갖게 되는데 이 극화를 지속하여 습관적 양상을 형성하면 근육의 배열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신체적 태도는 불변하고, 수의적으로 되며, 이러한 신체적 반응의 형성은 또한 정서적 양상을 수립한다고 기술하고 있다(Gilman & Yaruss, 2000).
이러한 모든 것을 종합해 볼 때 외적 환경에 대한 정서 반응으로서 수립된 근육 및 움직임 양상은 계속 유지되려는 경향이 있으며 그것이 지속적인 우리의 정서 경험에 영향을 주어 그를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정리해 볼 수 있다. 앞으로 좀 더 체계적으로 연구되어야 할 부분이지만 무의식이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인식되지 못한 신체태도의 정신적 반영일 수 있다. Feldenkrais(1949)는 이러한 근육조직, 즉 신체태도의 영향이 불안의 상태를 반복적으로 재현하기 때문에 불안으로부터 완전한 회복은 반중력적 기능을 포함한 전체 성격이 재조정 되어야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을 중요하게 인식하여 다음은 정신치료의 형태로서 행해지는 움직임 요법들을 검토해 보려고 한다.
5. 정신치료로서의 움직임 요법
서양 철학자 데카르트는 마음과 몸이 구분되어 있음을 강조하였고, 이러한 철학적 사고는 신체보다는 정신적 작업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였다. 그리고, 신체의 질병과 그 신체의 주인의 정신적/정서적 상태간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하였다. 많은 심리치료가 내담자의 사고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신체를 깊은 무의식으로 가는 길로서는 무시하였다.
Holub 와 Budd-Michalels(1999)는 인간의 행위에 동기를 부여하는 3가지 주요 양상은 사고, 느낌, 행동이라고 하고 있고 이들이 상호 연결되어 있으며 이 연결성은 하나의 폐쇄 회로(feedback loop)를 이루고 있다고 본다. 중요한 것은 어떤 대상에 대한 사고, 느낌, 행동은 학습된 것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이것이 신경계에 새겨져 있어 계속 행위하며 자신이 한 부분이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일관된 행동을 “나”인 것으로 받아들인다. 그렇다고 이들이 변화될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폐쇄회로이기 때문에 어느 하나를 변화시키면 다른 것도 자연스럽게 변한다. 전통적인 심리치료 기법들도 강조하는 바에 따라 어느 것 하나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그 한 요인이 변하면 다른 두 요인도 따라 변하는 양상을 보인다. 예를 들어, 곤란 상황에 대한 개인의 조망을 변경시킴으로서 감정과 행동도 따라 변화되는 것을 경험한다.
실제로 많은 언어적 심리치료 기법들에서 느낌과 생각을 변화시키는 데 성공을 하면 그에 따라 몸도 좋아지는 것이 보여진다. 그러나 두 가지 이유에서 언어적 치료기법에 더하여 신체에 대하여 작업을 함께 하거나 신체에 대한 작업만 하는 것이 더 지속적이고 안정된 치료기법이 될 수 있다. 첫째, 여러 학자들의 견해에 따르면 우리의 몸은 우리가 언어적으로 생각하고, 느끼는 것보다 더 많이 느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e.g., Damasio, 1994: Todd, 1997). 따라서, 언어적인 상호과정에서 보다 신체 움직임에 대한 진단과 해석으로 내담자에 대한 더 많은 자료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언어사용 이전의 심리적 외상은 언어적으로 표현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거니와 언어적 해결로서의 한계를 갖고 있을 것이다. 둘 째, 오랜 동안 습관적으로 우리 몸 속에 형성된 신체 태도는 유사한 상황에서 다시 되살아나고, 신체 속에 기억된 정서적 문제도 되풀이 때문에 근육활동을 분석하고 작업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Feldenkrais, 1949). Feldenkrais에 의하면 “정신과 의사가 환자의 정서적 불안정성을 치료하고 어린 시기의 외상을 재현시킴으로서 명백한 호전을 볼 수 있으나, 신경계와 신체 양상의 근원적인 변화가 작업되지 않는 한 어떤 환경의 변화도, 어떠한 새로운 충격도, 혹은 단순히 시간만 지나서도 변화되지 않는 근육과 태도의 양상이 가진 힘은 전체 상황을 원상태로 되돌려 놓고 이전 방식대로 돌아갈 것이다(p. 154)”라고 강조하며, 완전한 회복을 위해서 반중력적 기능을 포함한 전체성격이 재학습되고 적절하게 맞추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움직임을 치료기법으로 사용하는 동작 치료가 들뿐 아니라 대상관계이론, 형태주의, 그리고 인본주의 이론에 입각한 심리치료가들도 신체움직임이나 정서적 외상과 관련된 특정 신체의 부분에 대한 작업을 치료과정에 도입하고 있다(e.g., 김정규, 1995; Moss, 1999).
다음은 주로 움직임을 이용한 대표적인 심리치료 기법들을 소개해 보겠다.
A. Pesso System/Psychomotor Therapy
이 치료법은 광범위한 심리적 정서적 문제들에 대해 성공적으로 적용되는 정신치료 및 정서적 재교육 방법으로서 초기 아동기부터 충족되지 못한 정서적 요구 - 지지, 양육, 보호, 한계, 그리고 세계 속의 위치감에 대한 요구- 를 재경험하고 상징적으로 만족시키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Crandell(1991)은 언어 사용이전의 영유아기의 삶을 이해하는데 있어 비언어적 기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은 표현되지 못한 정서는 이를 더 증폭시키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신체 움직임을 통한 표현이 중요하고 이러한 표현을 통하여 긴장과 정서의 표출 또한 가능해진다고 보고하고 있다. Pesso의 심리운동 훈련(psychomotor training)은 따라서 내담자가 유아기의 상태로 돌아가서 아동기 때 받아야 할 것을 받게 하는 것으로서, 내담자는 이를 통해 무한함, 영원함, 완전한 만족감을 얻는다고 보고 있다.
B. Alexandar Lowen의 Bioenergetics
프로이드의 임상조수였던 Wilhelm Reich가 신체무장과 신경기능간의 관계를 이해하는 시스템을 발전시키고 만성적인 근육긴장을 풀어주기 위한 신체 작업법을 개발하였고, Lowen이 Reich의 영향을 받아서 발전시킨 것이 Bioenergetics 이다(Barnitt, 1991).
이 치료법의 초점은 개인의 역사적 사건들에 대한 반응이 신체의 방식에 영향을 주어 개인은 이 반응 패턴으로 된 신체를 산다는 것이다. 따라서 성격은 신체와 그 에너지 과정에 의해서 이해하고, 치료 과정은 주로 호흡과 움직임에 초점이 맞추어 진다. 호흡은 인생 행로의 에너지를 제공하기 위해 신진대사에 연료를 공급하고, 움직임은 환경에 대한 반응을 표현한다고 한다.
Bioenergetics 기법에서 치료자는 내담자가 세상에서 완전하고 즐겁게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환경 속의 사건들에 대해 현시점의 양식으로 반응하고, 구습에 묶이게 했던 내담자의 과거의 역사를 해결하는데 관심을 갖는다. 또한 현실개념의 개념을 발전시켜 내담자가 즉각적으로 세상을 새롭고 더 풍부한 방식으로 다루기 시작할 수 있게 한다. 치료자는 내담자로 하여금 신체가 긴장과 만성적인 움츠림을 포기하도록 돕는 움직임을 하게 한다. 그리고 치료자는 근육을 부드럽게 하고 편안한 움직임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위해 특유의 터치 기법을 사용한다. 또한 호흡이 향상되면 움츠림도 변하게 할 수 있다고 본다. 내담자가 앞으로 기우러진 자세에서 서있는 자세로 움직이는 것은 그로 하여금 권위적인 상에 대한 의존에서 힘과 자기 조절의 자세로 철학을 바꾸는 신호이다.
C. 심리운동요법(Psychokinesiology)
심리운동요법은 척주요법사(chiropractor)인 George Goodheart 박사에 의해 개발되었으며 초기에는 응용운동요법(AK) 라고 불리었다. Goodheart박사는 신체의 외부근육이 반응하는 방식과 내부에서 일어나는 것간에는 관계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주요 근육군이 신체의 어떤 특정 기관과 관련되는 것이 주목하였다. 그는 그 기관의 에너지가 고갈됨에 따라 해당 근육 군도 약해진다는 것을 인식하고, 근육 군을 특정한 방식으로 치료함으로서 해당 기관이 호전되고 환자의 건강도 좋아지게 하였다.
이를 정신과 의사인 Diamond 박사가 자신의 예방의학 방법에 통합시켜 심리운동요법으로 발전시켰다(Holub & Budd-Michaels, 1999).
심리운동요법의 기본 원리는 사람들이 세상에 대한 자신이 가지고 있는 필터를 통해 반응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필터는 대부분 학습되어진 것으로서 정서적 과잉반응을 일으키는 주 요인이라고 보았다. 정서반응은 습관적이고 무의식적이어서 근육검사를 사용하여 그 출처를 밝히는데 초점을 맞춘다. 모든 사람은 긍정적으로 변할 수 있는 자원을 갖고 있으며, 뇌와 개인적 경험이 마음과 몸이 협조적으로 상보적으로 작용하도록 자원을 재조직화 하도록 하면 변화가 이루어진다고 하였다. 이 치료법은 인생의 즐거움 또한 학습 자료로 다루었다.
D. 무용요법
국내에서 눈에 띄는 동작치료의 예는 무용요법이다. 무용치료가들은 무용이 인간의 감정이나 사상을 신체의 움직임으로 형상화시킨다는 관점을 갖고 있다. 무용요법에서 인간은 내적인 감정이나 사상을 신체의 움직임으로 자유롭게 형상화시킬 수 있도록 함으로서 치료효과를 향상시킨다(임인선, 1995; 류분순, 1996, 2000). 억제된 사람은 활짝 열린 동작을 통하여 자아의 힘을 키울 수 있고, 더 나아가 개인의 초년기억에 대한 테마를 감소시킬 수 있으며, 사회적 모티브들이나 집단적 경험들을 전개시킬 수도 있다. 이러한 무용요법에 깔린 기본적인 생각은 동작이 감정을 만들거나 억제할 수 있고 내적 상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Jung의 입장과 맥을 같이 한다. 전미현(2000)은 춤을 하나의 전인적 경험으로 생각하고 춤추는 사람의 해결되지 못한 심리적 생활이 춤의 자료로 사용될 수 있다고 한다. 무용가는 초기에는 자신의 경험을 춤에서 주관화 하지만 점차 청중을 위해 그 영역을 청중, 지역사회의 생활, 우주의 생활, 관계의 생활로 변화시킨다. 이러한 견해는 춤이 개인적 정신 영역의 해결 이외에 인간의 집단무의식의 영역으로 침투해 들어가서 자기실현을 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시사해준다.
임인선(1995)과 류분순(1996)은 국내 연구자들이 입원한 만성 정신분열증 환자들에게 무용요법을 각 각 실시하였고 두 연구자 모두 무용치료의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류분순의 연구에서 사용한 무용/동작 치료 프로그램은 Jung의 분석심리학, Kohut의 자아 심리학, 펄스의 게슈탈트 심리학 등 여러 심리학적 접근을 바탕으로 구성하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치료과정은 소리와 호흡조절, 신체자각, 공간 사용의 확장과 축소 조절, 에너지의 적절한 사용, 속도와 시간조절, 유연성, 자기감정 표현, 내적 이미지 작업, 그룹의 즉흥 작업, 무대공연의 순서로 이루어진다. 치료효과로서 과거의 나쁜 기억의 치유, 환청과 만상의 감소, 자신감과 자발성의 향상, 대인관계의 긍정성, 자기 감정의 표현력, 신체의 유연성, 자신의 신체에 대한 주인의식, 특이한 움직임이 감소하는 효과를 보였다.
6. 움직임을 통한 신체교육
위에서 심리치료에서 언어사용 이전의 문제에 대하여 치료자와의 관계에서 언어적 표현이 갖는 제한점을 이미 밝히고, 신체 근육을 통한 치료나 움직임 치료를 심리 치료의 한 형태로서 소개하였다. 그러나 이미 앞서 밝힌 바와 같이 신체의 움직임을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이 매우 뛰어난 인간이 그 학습능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습관적 움직임 양상에 안주하거나, 잘못된 반중력적 적응을 할 경우 잦은 사고나 근골격계의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신체교육은 병적인 문제의 해결 뿐 아니라 적용의 범위를 확대하여 자세와 움직임의 향상, 정서와 사고능력의 개발 등 자기 향상의 방법으로서 활용될 수 있다(Paul, 1994).
본 연구에서는 편의상 신체교육을 움직임 치료와 구분하여 다루고 있지만, 신체교육은 정신치료의 보조방법이나 주요 치료기법으로서도 사용될 수도 있다.
앞서 여러 번 언급했듯이 신체의 움직임을 통해서 개인의 역사를 읽을 수 있다. 완성되지 못한 정서적 느낌이 신경근육조직에 남아 개인의 움직임 전반에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생의 여러 상황에서 긴장의 악순환을 밟게 한다. 사람들에 대한 움직임의 재교육은 따라서, 신경근육조직에 남아있는 긴장과 습관의 고리에서 벗어나게 하고, 중력에 대한 적응, 즉, 움직임을 용이하게 하며, 자기향상도 꾀하게 할 수 있다.
Feldenkrais(1972)에 의하면 깨어있는 상태(waking state)는 감각, 느낌, 사고, 움직임의 4 요소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 중 어느 하나의 변화가 다른 요소를 변화시킬 수는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움직임의 교정이 자기향상의 가장 좋은 수단이라고 보고 있다. 그 이유는 그는 다음의 몇 가지로 분류하여 제시하고 있다(pp. 33-39).
첫째, 신경계는 주로 움직임에 종사하고 있다. 중력의 힘에 대하여 신체를 유지시키고 있는 행위의 여러 측면이 없이는 우리는 감각하고, 느끼고, 생각할 수 없기 때문에 움직임은 어떤 것보다도 신경계를 점유한다. 동시에 우리는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어떤 자세로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다른 몸에 대한 중력의 범위 내에서 우리의 위치를 알기 위하여 혹은 우리의 위치를 변화시키기 위하여 우리는 우리의 감각과, 느낌과, 생각의 힘을 사용하여야 한다. 자각(awareness)상태에서 그러한 전체 신경계의 능동적인 관여는 자기 증진의 방법이 된다.
둘째, 움직임의 질은 다른 요인의 질보다 구분하기가 쉽다. 우리는 분노, 사랑, 질투 심지어는 사고에 대한 것보다 움직임에 대하여 더 잘 알기 때문에 움직임의 질을 인식하는 학습도 용이하다.
셋째, 우리는 풍부한 움직임의 경험을 갖고 있다. 우리는 움직임에 대하여 더 많은 경험을 갖고 있으며, 느낌과 사고의 가능성보다 움직임의 가능성을 더 많이 갖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과잉흥분성과 민감성간에 구분을 하지 못하며 나약함에 대한 과도한 민감성을 발전시키고 있다. 사람들은 곤란한 느낌을 억제하고 그러한 느낌이 일어나는 상황을 피한다. 마찬가지로 사고도 억제되거나 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분열된다. 사고의 자유는 종교에서 뿐 아니라 행동 규범, 민족적 단결에 영향을 주는 일, 경제, 도덕성, 성, 예술, 정치, 그리고 심지어는 과학에서마저도 허용된 행동의 법칙에 대한 도전으로서 여겨진다.
넷째,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은 자기 가치에 중요하다. 개인의 신체적 구조와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은 다른 어떤 것보다도 자기 상에 더 중요할 것이다. 아동의 척추가 정상적으로 발달하지 않았다면 그는 예민한 균형감각을 요하는 움직임에는 어려움을 가질 것이다. 그는 쉽게 비틀거리고 다른 애들이 아주 자연스럽게 하는 것을 이루기 위하여 끈임 없는 의식적 노력을 요할 것이다. 다른 애들과 다르게 발달되었고, 그래서 자신은 미리 생각하고 준비해야된다는 것을 알게 되고, 자신의 자발적인 반응에는 의지할 수 없다. 따라서 움직임에서의 어려움은 그의 자기 수용을 손상시키고 왜곡시키며 그로 하여금 자신의 자연적 경향의 방향으로의 발달을 방해하는 행동으로 그를 몰아간다.
다섯째, 모든 근육활동은 운동이다. 모든 행위는 근육활동에서 출발한다. 보고, 말하고, 심지어 듣는 것도 근육행위를 요한다. 각 움직임에서 기계적인 조합과 시간적 공간적 정확성이 중요할 뿐 아니라 그 강도도 중요하다. 근육의 영구적 이완은 행위를 느리고 약하게 하며, 영구적으로 과도한 긴장은 과도하고 모난 움직임을 하게 한다. 둘 다 마음의 상태를 명백하게 하고 행위의 동기와 연결된다. 따라서, 정신병 환자, 신경증적인 사람, 그리고 불안정한 자기 상을 가진 사람들은 그 결함과 부합되는 근육 긴장도에서 장애를 가질 가능성이 있다. 동시에 리듬과 시공간의 적응과 같은 행위의 다른 속성들은 더 만족스러울 수 있다. 길거리에서 어떤 사람의 움직임과 얼굴 표정에서의 강도 조절이 곤란한 것을 식별할 수 있다.
여섯째, 움직임은 신경계의 상태를 반영한다. 근육은 신경계로부터 오는 충격의 끊임없는 시리즈의 결과이다. 이 이유로 인해 서있는 위치에서의 근육 양상, 얼굴 표정, 그리고 목소리는 신경계의 상태를 반영한다. 위치, 표현 목소리 그 어느 것도 외부의 보여지는 변화를 일으키는 신경계의 변화 없이는 변화될 수 없다.
따라서, 우리가 근육 운동이라고 일컬을 때는 사실상 근육을 방향 지우는 충격이 없이는 기능할 수 없는 근육을 활성화시키는 신경계의 충격을 의미한다. 행위와 움직임에서의 향상은 뇌와 신경계의 변화가 일어난 후 에야만 나타날 것이라는 결론을 끌어낼 수 있다. 즉, 신체 행위의 향상은 중앙 통제에서의 변화를 반영한다. 중앙통제에서의 변화는 신경계의 변화이다. 그래서 변화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외적인 표현은 따라서 어떤 사람에게는 순전히 정신적인 것으로 생각되고 어떤 사람들에게는 순전히 신체적인 것으로 간주된다.
일곱째, 움직임은 인식의 기초이다. 대부분 우리 안에서 일어나는 것은 근육에 도달할 때까지는 희미하고 숨겨져 있다. 얼굴 근육, 심장, 호흡장치의 근육이 어떤 양상으로 - 말하자면 공포, 불안, 웃음 혹은 다른 느낌의 양상으로 조직화되자마자 우리 안에서 무엇이 일어나는지를 알게 된다. 근육 표현을 조직화하는데 아주 짧은 시간이 요구되지만 다른 사람들이 눈치채기 전에 자신의 느낌을 점검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우리자신이 공포와 다른 느낌의 표현이 현저하게 나타나기 전에 막을 수 있다.
신체 교육의 종류와 방법을 열거하기에는 너무 많다. 앞서 언급한 교근육운동(Edu-kinesthetics)도 신체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Bartneieff 의 Fundamentals 란 기법은 사용하지 않았거나 부적절하게 사용된 근육과 관절의 자각을 일깨워 에너지와 표현성을 향한 움직임의 가능성을 확장시킬 수 있게 하는 방법으로 움직임에서의 완전한 가능성, 편안함, 표현성을 얻기 위해 마루 위에서 6개의 기본적 execise를 하는 것으로 구성된다. 또한 Laban의 Movement Analysis, Cohen의 Body-mind centering, Swigard의 Ideokinesis 기법 등이 있다(전미현, 재인용).
가장 오래된 움직임 교육기법은 Alexander기법으로 오랫동안의 스트레스적 삶으로 누적된 신체의 근육긴장을 풀어주는 방법이다. 과도한 긴장은 아동기에 시작되고, 이것이 점검되지 않은 채 어른이 되면 근육통, 목과 등의 통증, 편두통, 근육긴장, 좌골신경통, 불면증, 심지어는 우울까지 초래한다고 한다. 따라서, 이 기법은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우리 몸의 긴장을 의식하게 해주고 일상생활의 행위를 수행할 때 균형, 자세, 협응을 인식할 수 있게 한다. 사람들은 이 기법을 통하여 불필요한 근육긴장을 푸는 방법을 학습할뿐더러, 일상생활에서 신체에 무리를 주지 않는 방식으로 움직이는 방식 또한 학습한다.
Feldenkrais 기법은 알렉산더 기법의 영향을 받아 M. Feldenkrais에 의해 발전된 것으로 근골격계의 문제를 가진 사람들, 예술가, 무용가, 및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이 기법을 활용하고 있다.
이 기법에서는 개개의 행위를 수정하는 것은 마치 조율이 안된 악기를 가지고 어떻게 연주를 해보려고 하는 것과 같다고 보고, 이미지의 체계적 교정을 시도하고 일반적인 역동을 증진시킨다. 특히, 근육활동의 향상은 관련성의 원리에 의해, 호흡, 소화, 성적 기능에 아주 중요한 교감신경계와 부교감 신경계의 균형을 직접적으로 증진시키는 이점이 있다. 이 모두는 정서적 경험과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가장 두드러진 양상은 신근과 반중력 근육간의 습관적 긴장의 적정 분포를 잡아줌으로서 근육불안 양상이 깨진다는 데 있다. 더 나아가서, 골반 부위에서의 수축과 경직성을 제거함으로서 운동 충격의 반사적 발산을 방해하는 장애물이 제거된다. 이 것은 성적 행위에서 긴장의 정상적 성적흥분의 방출에 필수적이며, 완전한 성숙으로 가는 길이 열리게 된다고 본다.
어떤 이론적 배경에서 나온 움직임 교육 기법이건 공통적인 특징을 찾을 수 있다.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볼 수 있다.
첫째, 이들은 마음-몸-뇌의 복잡한 신경학적 관련성을 인정하고, 이들간의 협응이 이루어지도록 움직임의 양상을 학습시킨다. 그리고 신체 움직임의 변화는 마음의 변화도 일으킨다고 본다. 둘째, 움직임의 교육과정에서는 목적보다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셋째, 자각(awareness)능력을 넓히는 것이 중요한 학습과정이다. 자각과정을 통해 긴장이나 비협응을 인식한 다음 긴장을 이완시키는 대안적 움직임을 찾는다. 넷째, 습관의 사슬에서 자유롭게 한다. 다섯째, 궁극적으로는 신경근육의 재형성을 추구한다.
신체교육 효과를 요약하자면 신체인식을 통해 몸 안에 있는 긴장의 역동과 습관을 깨뜨리고, 신경근육 시스템에 들어가 새로운 운동양상을 재 구축하는 것이다.
이완과 움직임
우리 주변에서는 흔히 긴장의 이완을 위해 이완요법을 사용한다. 각종 이완의 방법들은 긴장된 신체를 풀어줌으로서 현재 당면하고 있는 심리적 불안 뿐 아니라 지나간 스트레스로 인한 만성적인 근육의 긴장을 감소시킴으로서 불안을 해소시켜줄 수 있다. 움직임을 통한 신체교육 역시 이완의 효과를 갖는다. 따라서, 전통적으로 사용되는 이완기법과 움직임 교육을 통한 이완을 비교하여 보는 것 또한 의미가 있다.
Gilman 과 Yaruss(2000)는 이완의 두 가지 형태를 구분하고 있다. 하나는 수동적 혹은 정적 이완상태를 의미하여 근육의 이완상태를 강조하고, 근육긴장도가 결여된 상태를 유도한다. 그 결과 이완된 사람은 묵직함과 졸음 혹은 평온함을 경험한다. 또 다른 이완의 의미로는 역동적, 능동적 이완으로서, 이 상태에서 근육은 움직임이 일어나기 위하여 적절히 긴장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즉 근육긴장의 결여가 아니라 최적의 근육긴장도를 추구한다. 이 상태에서 근육은 움직임을 위해 증가된 협응을 보이며 공간에서의 크고 좋은 동작 움직임은 안정감과 불안정감간의 끊임없는 이동을 포함한다(Thelen & Smith, 1994; Feldenkrais, 1985). 흔히 알려져 있는 Jacobson과 Benson의 이완방법은 수동적 혹은 정적 이완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Gilman 과 Yaruss(2000)은 말더듬이 치료에서 이완기법들을 서로 비교하고 능동적이고 전체 신경근육골격 체계의 협응적인 움직임을 포함하는 역동적인 과정을 기존의 수동적인 이완요법보다 더 탁월한 효과를 가질 수 있다고 제시하였다. 그는 이완으로 말더듬 증상을 치료할 수 있지만 신체교육에 의해 제공된 2단계 없이는 습관적 양상이 빠르게 되돌아온다고 주장하며 수동적 이완법의 한계를 밝히고 있다.
Feldenkrais(1972)도 인간의 역사를 통해서 호흡을 향상시키고 이완의 효과를 유도하는 여러 종류의 기법들이 있지만 인간의 골격을 중력에 대해서 만족스럽게 위치하지 않고서는 호흡을 올바르게 조직화하는 것이 불가능하도록 구성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호흡만 재조직화하는 것은 더 잘 서고 더 좋은 움직임을 위한 골격근육의 조직화를 간접적으로 증가시키는 데 성공하는 정도로만 성공할 수 있다.
Gilman과 Yaruss가 제시한 말더듬 증상을 가진 환자에 대한 Feldenkrais 기법의 효과를 간단히 살펴보면 몸 안에 있는 긴장의 역동을 깨뜨리고 신체인식을 통해 신경근육 시스템에 들어가 새로운 운동양상을 재구축 하는 것이다. 이러한 환자의 경우 어깨를 올리고 내리는 기본적인 움직임은 전체 어깨죽지의 움직임 뿐 아니라 갈비뼈, 흉골(sternum), 및 척추 상부의 움직임을 포함한다. 어깨와 머리의 부드러운 움직임을 통하여, 신경근육 시스템은 척추, 갈비뼈, 흉골의 협응된 움직임이 가능하도록 학습할 수 있고, 이는 흔히 상체와 목, 그리고 후두부의 감소된 느낌 외에 어깨 움직임을 아주 쉽게 그리고 크게 해줄 수 있어 준다. 중력과 관련하여 골격적 근육적 균형이 일단 획득되면 말하는 사람의 지각은 이완과 움직임의 용이성이다.
7. 결론
지금까지 정서표현으로서, 대인관계적 행동으로서 얼굴표정, 비언어적 행동 및 자세에 대한 많은 심리학적 연구들이 있었다. 그러나 신체의 움직임이 전체 성격에 역동적으로 관여하고 있고, 그것이 전 생애에 걸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이제까지 심리학적으로 자주 연구되는 분야는 아니었다. 신경학자들은 신경계의 발달과 움직임이 개인의 심리적 역사에 의해서 많은 부분 형성되고 유지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그리고 정신분석학을 비롯하여 자아심리학, 그리고 형태주의에 이론적 기초를 둔 심리치료에서도 과거의 역사의 잔재로서 인간의 신체를 치료의 대상으로 해야 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본 연구자는 개인이 생을 만족스럽게 살아나가는데 있어 신체 움직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심리학, 신경학, 정신분석학, 움직임 치료, 신체교육기법 등에서 인간 움직임에 대한 연구결과나 이론적 입장들을 집중적으로 검토해 보았다. 또한 본 연구는 건강 심리학적인 연구로서 신체의 움직임과 정서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었다. 따라서, 다루어지는 움직임의 내용도 기존 연구들과 구분되며 정서와 특정 신체 변화에 대한 것도 세분화하여 다루지 않았다.
연구 결과 몇 가지 시사점을 얻을 수 있었다. 첫째, 신체의 움직임은 바로 개인의 자기 조직적인 역동적 체계로서 개인의 성격을 표현한다고 볼 수 있다. 인간관계에서 얼굴 표정은 어떻게든 조절할 수도 있지만 몸의 움직임은 대개가 조절의 영역에서 벗어나 개인을 이해하는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 둘째, 어떤 종류의 심리적인 문제의 상담에서는 언어적인 방법보다는 움직임을 이용한 접근이 더 긍정적인 효과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앞으로 상담에서 움직임 요법의 개발과 사용이 적극 권장된다. 셋째, 신경근육조직의 긴장해소와 그로 인한 편안하고 기능적인 움직임은 각종 근골격계의 질병을 예방하고 통증 없이 활동하게 해주며, 더 나아가 일상생활에서의 활력을 찾을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우리의 몸이 생동감 있고 활기찰 때, 우아하게 움직일 때, 움직임과 정서를 완전하게 표현할 때가 인간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일 것이다. 넷째, 세 번째의 시사점과 관련되는 것으로서 이완에 대한 재고찰이 필요하다. 우리는 흔히 이완을 평온하고 차분히 가라앉은 상태를 유도하는 것으로만 생각하는데, 생동감이 있는 최적의 긴장상태를 유도하는 이완의 형태를 사람들이 추구하는 바가 아닐 까 생각한다.
이제까지 심리학의 연구 주제나 내용들은 너무 부분적인 것으로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서 인간에 대하여도 부분만을 이해하고, 그것을 종합하는 것은 이를 받아드리는 사람들의 각자의 일로 맡겨졌다. 신체 움직임에 대한 연구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정서의 표현으로서, 대인관계의 의사소통으로서, 신체 부분의 한 기능으로서, 움직임의 양적인 측정으로서 혹은 결과적인 측면만을 다루고 있다. 움직임을 통합되고 조직화된 몸의 기능으로서 다루거나 어떤 신체의 움직임이 다른 부분의 움직임과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은 간과하고 있다. 반중력적 움직임을 최대한으로 발달시킬 수 있는 인간의 잠재성은 각 각 분리된 동작의 연구로서는 불가능하다.
지금까지 심리학 분야에서 행해진 많은 심리학의 연구가 그렇듯이 이제는 이러한 연구결과들은 인간의 행복한 삶은 위해 어떻게 활용할 것인 가로 돌리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어떻게 하면 편안하고 쉽게 움직일 수 있는 가, 즉, 움직임의 질적 향상의 문제에 대하여 좀 더 관심을 두어야 되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몸의 한 부분이 움직일 때 몸의 다른 부분들이 어떻게 비선형적으로, 통합적으로 관여하는 지, 그리고 기능적으로 움직이는 데 장애가 되는 심리적 요인은 어떤 것인지 등에 대한 연구가 앞으로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방향으로의 관심을 돌리기 위한 한가지 제안으로서 기존의 대표적인 움직임 교육들을 소개하였다. 지금까지의 신체 교육은 유아교육이나 무용 혹은 체육 학자들의 관심분야였지만 움직임이 인간의 정서와 밀접히 관련되고, 또 건강한 습관형성과 관련된다는 점에서 앞으로 건강심리학자들의 관심을 가지고 연구할 수 있는 중요 과제라 본다. 따라서, 본 연구가 이 방향의 연구를 자극하고, 앞으로의 연구 방향과 활용 분야를 모색할 수 있는 시사점을 제공한 조그마한 시작이라는 점에서 가치를 두고 싶다.
신체 움직임에 대한 연구는 움직임에 대한 질적이고 통합적인 측면에서의 연구가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신체교육, 즉 움직임 교육은 수량화하여 연구하기가 어렵다. 시스템 내에서의 협응이나 상호작용은 단지 두 개의 독립된 지점만 연구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다. 호흡, 음성, 발음, 자세 등의 협응의 인식과 분화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의 문제가 따른다(Gilman & Yaruss, 2000). 따라서, 어떤 신체의 부분적 움직임이 아닌 조합적 움직임의 발달에 대한 과학적 연구 방법이 개발이 시급하다.
[출처] 신체의 움직임과 정서 _ 김득란|작성자 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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